2일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경기가 열린 구덕운동장을 찾은 아리아 카제미(27.미국)씨는 딱딱이와 인공기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응원을 펼치던 북 응원단이 신기한 듯 계속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카제미씨는 "언론을 통해 들었을 때는 북한에 식량이 부족해 사람들이 많이 야위고 키도 작다는데 저들을 보니까 몸도 정상이다"며 그가 막연히 상상했던 북한 사람들과 북 응원단이 많이 다른데 놀라워 했다. 귀국하면 친구들에게 사진을 자랑하겠다는 카제미씨는 '아리랑'이 연주될 때는 유명한 곡이라며 카메라를 잠시 내리고 경청했다. 또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로 출전한 중국 친구를 격려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미국인 마크 콜(38)씨는 "북측 응원단 무용수의 춤이 힘차고 멋있다"고 말했다. 콜씨는 "북측 응원단과 남측 응원단이 남북 선수를 모두 응원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로 다른 깃발을 흔들고 있지만 미래에는 하나의 깃발을 흔드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 응원단은 외국인에게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 만은 아니었다. 부산미국인학교의 여중고생 축구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메이플 캐너(55.여.양호사)씨는 "북 응원단을 보니 50년 넘게 헤어져 살아온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생각난다"며 "한국의 분단은 너무도 슬프고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캐너씨는 북 응원단의 '부라스밴드'가 '아리랑' '반갑습니다' '옹헤야' 등을 연주하자 북 응원단쪽으로 다가가다 경찰 저지선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운동장 안에도 또다른 분단선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캐너씨는 한국 사람들과 북 응원단이 서로 만나 이야기 하고 악수도 하면 좋을텐데 북 응원단 또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평소 일본팀을 더 좋아하지만 오늘은 북 응원단 때문에 북한팀이 응원받을 자격이 있다며 북한팀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