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은 일련의 남북한 화해 움직임과 남한 사람들을 놀라게 한 북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가장 최근의 장(場)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부산발 기사에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북한 응원단과 북한 선수들을 자발적으로 응원하고 있는 남한 팬들의 이야기를 상세히 전하면서 이와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개방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북한의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하얀 운동복과 모자를 착용한 채 박수와 환호, 나팔불기는 물론 웃음까지 동시에 지어보이는 북한 응원단이 가장 질서정연한 스포츠 팬들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들이 주의깊게 선택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북한 응원단은 대부분 배로 부산에 도착해 배안에서 숙박하고있어 번잡한 부산의 고가 고속도로와 고층빌딩들 가운데 얼마를 볼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한 경기장에서 북한의 여성응원단원이 남한 사진기자와 남한 남녀의 머리 염색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남한 사람과의 접촉은 금지돼 있음'을 알리려는듯 갑자기 나타난 남성 단원 때문에 대화가 중단됐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북한 인공기 게양을 둘러싼 논란에서 나타났듯이 아직도 기술적으로는 전쟁 상태인 남북간의 정치적 장벽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대부분의 남한 팬들은 이와같은 정치적 소동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다만 북한 선수들을 기꺼이 응원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한 민족이기 때문에 북한 선수들을 응원한다"는 한 남한 관객의 말을 소개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특파원 cwhyna@yna.co.kr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