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북한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는 곳에서는 다른 경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경기가 아닌,북한의 미녀응원단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더 많은 형국이다. 박선현씨(23·대학생)는 "경기는 TV를 통해 봐도 되지만 북한응원단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며 "와서 보니 과연 '남남북녀'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북한응원단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앉기 위한 자리잡기 경쟁도 치열하다.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안전문제때문에 북한응원단과 일반 관객들간에 일정 거리를 확보해야 하는데 북한응원단을 좀더 가까이서 보려는 사람들을 통제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장 밖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북한응원단 숙소로 사용되는 만경봉 92호가 정박해 있는 다대포항 근처에는 북한 응원단을 먼발치에서나마 보기 위해 찾는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다. 인근에서 낚시용품가게를 운영하는 장형수씨(42)는 "보통때 같으면 평일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며 "북한응원단이 들어온 후로 매일 1백여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말했다. 미녀응원단의 인기를 반영,인터넷상에도 팬클럽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북한미인응원단' '북한미녀응원단' 등 10여개의 팬클럽이 이미 만들어졌다. 이 중에는 북한응원단 중 한명인 리유경씨의 개인 팬클럽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