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아시안게임이 29일 개막됨에 따라 참가국들이 본격적인 메달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3개 회원국 전체와 신생국 동티모르 등 44개국이 출전, 아시아 최대 제전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주최국 한국에는 이번 대회에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57년 분단의 벽을 넘어서는 민족화합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회규모 및 각국 메달전망 =총 9천9백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38개 종목에 4백1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아시아 최강 중국은 그 중 1백50여개의 금메달을 따내 지난 82년 뉴델리대회 이후 6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2위 다툼. 74년 테헤란대회 이후 30년 가까이 한국과 2위 싸움을 벌여온 일본은 국기인 유도와 가라테, 금메달 43개가 걸린 수영 등에서 선전해 8년 만의 종합 2위 복귀를 벼르고 있다. 일본선수단의 고스케 데루지 단장과 마츠나가 레이치 총감독은 "65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 2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최국이란 이점이 있는데다 고른 전력을 갖춘 한국을 제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을 비롯 카자흐스탄 태국 대만 등은 4위 자리를 놓고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금 80개 목표 =한국은 이번 대회에 카바디를 뺀 37개 종목에 1천7명(선수 7백68명)을 출전시킨다. 지난 86년 서울대회에 이어 16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단은 금메달 80개 이상을 따내 라이벌 일본을 제치고 4년 전 방콕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종목별로는 메달박스인 태권도(12개)를 비롯 레슬링(6개) 유도 요트(이상 5개) 볼링 사격 펜싱 정구 사이클(이상 4개) 양궁(3개) 보디빌딩 탁구(이상 2개)에서 금을 따낸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또 남녀 핸드볼 및 하키 남자축구 남자배구 야구 등 구기종목에서도 금메달 행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종목에서 세계정상급인 중국과 일본의 벽이 워낙 두터워 대회 중반까지 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전력 =북한은 15개 이상의 금메달 획득, 중국 한국 일본에 이어 종합 4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북한의 예상 금메달 획득종목은 여자역도 여자유도 사격 체조 레슬링 여자축구 등 6~7개 종목에 집중돼 있다. 북한의 첫 금메달 소식은 개막 다음날인 30일 여자역도에서 나올 전망이다. 48kg급 세계 주니어기록 보유자이자 국제역도연맹 상반기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최은심이 그 주인공이다. 북한은 그밖에 여자유도의 계순희, 여자역도의 리성희, 사격의 김종수, 레슬링의 강용균, 체조의 김현일 손은희 등이 메달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을 대표하는 스포츠외교관인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내달 8일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북체육회담에서 주역을 맡았고 지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으로 선출된 장 위원은 이번 대회기간 동안 한국의 주요 스포츠계 인사들과 활발히 접촉, 남북간 스포츠교류에 새 물꼬를 틀 전망이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