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넘이가 우리는 형제 아이가'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의 사실상 첫 남북 공동응원이 벌어진 28일 오후 창원종합경기장은 반세기 분단을 뛰어넘은 하나됨의 장이 되기에 충분했다. 부산아시안게임 북한의 첫 경기인 북한과 홍콩 축구예선을 앞둔 이날 오전 장장 19시간의 뱃길을 통해 부산 다대포에 입항한 북한응원단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날의 역사는 시작됐다. 경찰, 국정원 등 안전통제본부측이 보안과 안전 상의 이유로 북한서포터스인 '아리랑 응원단'을 북한응원단과 가장 먼 위치에 각각 자리를 배정했다. 또 북한응원단주변에는 통제요원들이 겹겹이 에워쌌다. 그러나 이같은 남북응원단의 분리 배치가 뜨거운 동포애까지 갈라놓지는 못했다. 북측 취주악대의 박력있는 응원가 연주 속에 `딱딱이' 응원을 하던 북한응원단에 동참하듯 500여명의 `아리랑 응원단'은 북한노래 `반갑습니다', `우리는 하나'와 `통~일조국'으로 화답했다. `아리랑 응원단'이 북한선수 이름을 적은 대형 글씨판을 흔들어 보이자 북한응원단도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맞장구쳤다. 남북하나되기는 응원단의 몫만은 아니었다. 남측 관중들이 특유의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하자 낯선 눈초리로 이를 바라보기만 하던 북한응원단은 이내 이를 따라해 끊김없는 물결의 장관을 연출했다. 경기후반 북한이 어이없는 동점골을 허용하자 관중들은 일제히 `괜찮아'를 연호하며 그라운드의 선수는 물론 관중에 묻힌 조그마한 `섬' 북한응원단을 위로했다. 경기종료 휘슬은 울렸지만 남북의 끈끈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북한선수들은 북한응원단을 제쳐두고 `아리랑 응원단' 앞으로 달려가 열렬히 응원해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북한응원단이 자리를 뜨려하자 관중들은 일제히 `앙코르'을 연호하며 한편의 공연같은 응원을 펼친 북한응원단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북한응원단은 가던 발길을 잠시 멈춘채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표시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북한응원단원인 김진관씨는 "자기(남측)들도 우리를 이렇게 응원해주는데 골을 많이 못넣어 미안하다"며 "남측경기 때도 반드시 응원할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창원=연합뉴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