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였던 북한 다이빙이 위용을 드러냈다. 부산아시안게임에 유일하게 `무명'들을 보내 궁금증을 낳았던 북한다이빙팀은 입촌 하루만인 28일 사직수영장에서 가진 첫 훈련을 통해 세계정상급 수준의 기량을 맘껏 펼쳐보였다. 리정남은 앞으로 4바퀴반 돌고 입수하는 3.5의 고난도 기술을 선보였고 선수 4명 모두 입수처리가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 코치진과 어울려 첫 연습을 지켜본 한국 박유현 감독은 "오늘은 몸만 풀었지만 입수나 공중동작을 보니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는 최근 북한언론의 보도가 허풍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녀 간판인 박영룡과 리옥림을 빼고 부산에 리정남, 조철웅, 전현주, 김경주등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망주를 파견한 북한의 신영섭(43) 코치는 "영룡이와옥림이는 더 큰 국제대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일부의 코치진 개편 및선수 세대교체설을 부인했다. 신 코치는 "국가종합체육단에 속한 물에뛰어들기(다이빙) 선수만 30명이며 실력차가 거의 없다"면서 "이번에 온 선수 4명은 국내외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다이빙팀에 따르면 전현주는 지난해 중국 시안(西安)그랑프리 10m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땄고 나머지 3명도 같은 대회에 나서 국제경험을 쌓았다는 것. 박유현 감독은 "북한은 다이빙대표팀을 여러 세부팀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내부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선수들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다이빙풀에서 국내 취재진을 반갑게 맞은 북한 신 코치는 실력대로라면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하겠다고 하자 "다른 나라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경기는 해봐야 안다"며 겸손해했다. 신 코치와 정혜순 코치 등 북한 임원 3명은 취재진이 북한다이빙팀을 잘 알고 있는 데 대해 놀라는 표정이었으며, 특히 국내 다이빙선수가 몇 백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알려주자 "아 그게 정말이에요"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