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도 `주류권'에서 비켜섰던 베트남축구가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베트남은 부산아시안게임 축구 B조예선 첫 경기에서 중동의 강호 아랍에리미트연합(UAE)과 시종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무승부를 기록, `낙승'을 예상했던 상대를 당혹케 하고 다른 출전국 축구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비록 국가대표팀간 경기가 아닌 23세 이하라는 한계를 가진 데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예상밖의 부진을 보여 첫 경기만으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서 베트남은 제법 세련된 팀이었다. 베트남은 세계 축구의 조류를 충실하게 학습한 듯 미드필드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함으로써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발목을 묶었다. 특히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2~3명의 수비수가 순식간에 에워싸는 장면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태극전사'의 플레이를 다시 보는 듯 했다. 힘과 스피드, 개인기에서 앞선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예상밖의 부진을 보인 것도결국은 경기 시작부터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한 베트남의 수비에 당황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베트남은 또 상대 진영 좌우 빈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스루패스를 비교적 날카롭게 연결시켰고 특히 2~3차례 보여준 상대 수비의 `뒤를 돌아들어가는' 플레이는세기만 좀 더 다듬으면 동남아 축구의 주류권에 한 자리 차지할 만한 수준이었다. 다만 이처럼 전술적인 기본기는 갖추고 있으면서도 국제경기 경험이 짧은 탓인지 중요한 순간에서의 판단 미스와 문전에서의 결정력 부족으로 완벽한 득점기회를무산시키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또 후반 중반 이후 움직임이 둔화돼 체력 보강이 필요하고 1대1 돌파 능력 등개인기를 가다듬어야 하는 것도 과제로 지적됐다. 경기를 관전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한 축구전문기자도 "우리팀이 예상밖으로 부진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베트남의 전력이 결코 만만한 것 같지는 않다"며 "베트남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울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