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파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여전히 높았고 빨랐다. 한국이 24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선수 10명을 번갈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세계적인 스타 바라노바(22점.12리바운드.5어시스트)가 버틴 러시아에 53-70으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79년 서울대회 준우승 이후 23년만의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25일 열리는 3∼4위전에서 미국-호주전 패자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한국은 당초 목표였던 8강 진입을 초과 달성했고 아시아출전국중에서는 유일하게 4강에 올라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한층 밝게했다. 한국은 2라운드에서 47-92, 45점차 대패를 설욕함과 동시에 결승 진출이란 기적을 일구려는 결의속에 코트에 나섰으나 러시아의 벽은 너무 높았다. 한국은 초반부터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워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러시아는 우월한 높이와 매끄러운 패스워크를 과시하며 한국을 괴롭혔다. 특히 수비때에는 골밑을 지키고 공격때엔 가드 겸 센터로 볼배급과 득점을 주도하는 바라노바를 잡기에 한국의 이종애와 김계령은 기량과 경험에서 모두 뒤졌다. 더욱이 상대의 외곽 수비는 슛찬스를 잡기조차 힘들정도로 탄탄해 한국은 전반 변연하(10점)가 단 한개의 3점슛을 넣는데 그쳐 전반을 30-44로 뒤졌다. 한국은 후반들어 브라질전에서 적중한 전면 강압수비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바라노바가 지휘하는 러시아는 브라질과 달리 침착했다. 정선민의 연속 4득점에 이어 터진 변연하의 3점슛으로 4쿼터 종료 4분께 53-61, 8점차까지 좁힌게 한계였다. 러시아는 이후 바라노바의 3점슛과 옥사나(13점)의 골밑 돌파로 5점을 보태 66-53으로 벗어났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