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78. 팀 몽고메리(27.미국)가 15일(한국시간) 육상 100m에서 3년간 묵어있던 세계기록을 0.01초 앞당기자 과연 인간은 얼마나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기록은 지난 68년 짐 하인즈(미국)가 9초95로 처음으로 10초 벽을 깬 이래신발과 경기복, 트랙, 훈련방법 등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앞당겨졌고 지난 99년모리스 그린(미국)이 9초79를 기록하면서 한계라고 여겨졌던 9초80의 벽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3년간 그린을 비롯해 단 한명도 다시는 9초80에 진입하지 못해 이것이 인간 한계가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왔었다. 다만 전문가들이 기대를 건 것은 이미 장비에 있어서는 완벽에 가깝게 발전했기때문에 기록 경신을 위해서는 스타트에서 기록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고 몽고메리는 이를 그대로 증명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종전 최고기록이 9초84에 불과한 몽고메리가 예상을 뛰어넘고 세계기록을 깬 것은 스타트에서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몽고메리는 부정 출발로 간주되는 출발반응시간인 0.1초에서 불과 0.004초 뒤인0.104초만에 스타트 블록을 치고 나갔다. 또한 뒷바람도 기록 공인의 한계치인 초속 2m로 불어 기록 경신을 도왔다. 만약 그린이 9초79를 기록할 당시 이와 같은 환경에서 뛰었다면 기록은 9초77이하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 `하늘'이 돕는다면 또 다른 기록도 조만간 나올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단거리 훈련의 초점이 빠른 스타트에 필요한 하체 근육강화에 맞춰져 있는 가운데 기록 단축을 낙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린의 독주였던단거리가 춘추 전국 시대로 재편돼 서로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단거리 왕좌를 내놓지 않던 그린이 올시즌 주춤하는 사이 몽고메리와 드웨인 챔버스(영국)가 각종 대회 우승을 양분하고 있는 것. 몽고메리도 이날 올시즌 두차례나 패배를 안겨줬던 챔버스에게 설욕하기 위해젖먹던 힘까지 내 달린 끝에 생각지도 않던 세계기록을 넘어섰다고 털어놨다. 그린도 "난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며 세계챔피언의 자리를 되찾을 것을 공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