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축구팀의 재정비가 시급하다.

박항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관계가 불편한 데다 필드에서는 선수들의 조직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우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예사가 아니다.

백일하에 드러난 상처를 시급히 치료하지 못한다면 아시안게임에서 태극전사들의 부진은 불을 보듯 뻔해 2002월드컵 4강신화는 불과 3개월만에 빛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우선 협회는 박항서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절실하다.

박 감독이 항명했다며 기술위원회와 긴급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엄중경고하기로 결정한 협회는 이제는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이들이 지도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직까지 거스 히딩크 감독을 입에 올리는 것은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일이며 선수들로부터도 불신을 받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박항서 감독이 보인 일련의 불미스런 사태에는 협회 고위관계자들의 말이 일조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협회 관계자가 `아시안게임 이후에 경질할 수도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박 감독이 `나도 할 말 있다'며 기자회견을 했고 이에 대해 다시 협회가 징계결정을 내리는 등 감독과 협회의 엇박자가 계속 이어졌다.

현장을 총지휘하는 감독과 이들을 지원하는 협회가 손발이 맞지 않는 속에서 팀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나아가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 감독도 협회와의 갈등을 묻어두고 선수들을 조련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지난 7일 남북통일축구경기와 10일 20세이하청소년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아시안게임대표팀의 실력은 수준이하였다.

이렇다 할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몇몇 선수들은 개인기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미드필드에서부터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풀어가는 조직적인 플레이는 보기 어려웠고 걸핏하면 패스가 중간에 차단돼 역습을 허용했다.

또 상대의 패스 한 방에 측면 수비진영이 뚫리는 등 수비의 견고함도 없었다.

박 감독과 협회의 갈등은 겉으로는 봉합됐지만 속에 남아있는 앙금까지 없애기 위해서는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방법뿐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