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대표팀의 수문장 장정혁(22.평양시체육단)이 '야신상 후보' 이운재(29.수원 삼성)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남북한 팀의 간판 골키퍼인 이운재와 장정혁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통일축구경기에 선발출전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둘의 '거미손' 대결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외아들인 장정혁은 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한일월드컵때 이운재가 펼친 활약에 대해 "골키퍼에게 중요한 몇 가지 장점을 발견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장정혁은 "이운재는 결심채택(판단력)이 단호하고 투지가 뛰어났다. 골키퍼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갖췄다"며 높이 평가하고는 "하지만 나는 나대로의 장점이 있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당당하게 자신감을 말했다. 올해 22살의 장정혁은 대표팀 골키퍼 치고는 어린 나이지만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삼성배 4개국 초청대회에서 주전 골키퍼로 출전, 중국과 치른 1차전과 쿠웨이트와의 결승에서 거푸 승부차기 승리를 견인할 만큼 신들린 선방을 펼쳐 북한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장정혁은 지난 2월 북한이 우승한 킹스컵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번 남북경기는 물론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북한의 골문을 지킬 것이 유력하다. 한국팀의 골문을 지킬 이운재도 자신을 높이 평가한 장정혁 앞에서 월드컵때 야신상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세계 수준의 기량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겠다는 각오다. 와일드카드로 박항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운재는 북한에서 온 '동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투지와 판단력을 불과 100m 떨어진 거리에서 직접 선보이게 된다. 언젠가 자신도 월드컵에 나가보는 것이 꿈이라는 장정혁과 그 꿈을 먼저 이뤄낸 이운재가 상암벌에서 '우정의 대결'을 펼친 뒤 나눌 뜨거운 포옹이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