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 최희섭(23.시카고 컵스)이 마침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최희섭은 3일(한국시간) 소속 구단인 시카고 컵스로부터 출장 명령을 받아 4일 고색창연한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감격적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라고 그의 에이전트인 이치훈씨가 전해왔다. 최희섭은 비록 9월부터 메이저리그 엔트리가 25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된 덕에 빅리그에 올랐지만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선수 가운데 박찬호(텍사스)와 김병현(애리조나), 김선우, 조진호, 이상훈(이상 전 보스턴), 봉중근(애틀랜타), 서재응(뉴욕 메츠) 등 7명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이들은 모두 투수였다. 타자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불펜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이만수 코치가 2000년7월31일 엔트리에 올랐지만 당시는 화이트삭스가 포수 트레이드로 인해 갑자기 결원이 생긴 탓에 1일 엔트리에 올린 해프닝이었다. 때문에 실질적인 메이저리그 진출 타자 1호인 최희섭은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한국인 타자'의 적응 여부를 테스트받는다. 지난 99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던 최희섭은 4시즌만에 메이저리그에 올랐지만 홈런왕 새미 소사의 대를 이을 거포로 일찌감치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196㎝, 110㎏의 대형 체격으로 메이저리그 선수에 손색없는 신체조건을 지닌 최희섭은 올시즌 트리플A에서 3할에 근접하는 타율과 26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시카고 지역 언론들은 지난해 컵스 구단이 13년 동안 붙박이 1루수였던 마크 그레이스를 애리조나로 트레이드하자 최희섭을 올리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컵스는 최희섭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최희섭은 지난해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는 합류했지만 정작 정규시즌에는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컵스 입장에서는 `미래의 4번타자'를 위해 조급한 판단보다는 완벽한 준비를 위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던 셈.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올랐지만 주전 1루수 프레드 맥그리프가 버티고 있어 경기마다 선발 출장은 어렵고 1주일에 1∼2차례 주전으로 나서면서 주로 대타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희섭이 9월 한달 동안 가능성을 보인다면 내년 시즌 시카고 컵스의 주전 1루수는 그의 몫이 될 것이다. 최희섭의 에이전트인 이치훈씨는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던 메이저리그에 올라 너무 기쁘다"고 최희섭의 감격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