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으려면 골프를 쳐라" 미국 기업의 여성 임원들 사이에 떠돌고 있는 이야기다. 요즘 미국 여성 경영진들은 기업에서 생존을 위해 골프를 배우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즈니스 골프는 지금껏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여성 경영진들은 승진과 사업실적 향상을 위해 골프를 앞다퉈 활용하고 있다. 미국골프재단에 따르면 미국의 2천7백만명 골퍼 중 여성들은 5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여성 골퍼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성 전용 MBA(경영학석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시몬스 경영대학원의 경우 골프모임이 최근 들어 큰 성황을 이루면서 최대 학교발전기금 모금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미국 여성경영자골프협회에 등록된 인원도 1991년 28명에서 지난해에는 1만6천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월에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CEO(최고경영자) 파트리시아 루소가 여성으로는 처음 미국 경영인 골프랭킹 1백위 안에 들기도 했다. 여성 경영자 골프협회의 대표 사라 흄은 "골프는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에게도 사업을 위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래서 여성 경영진들은 '골프코스에 나가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골프코스에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상존하고 있다. 보스턴 외곽에 있는 헤이버힐 골프 & 컨트리클럽은 이른바 '황금시간대'에 여성들의 부킹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해 1심에서 패소했다. 또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은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지 않아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