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하지만 받아들이겠다." 28일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LA갤럭시 및 미국프로리그(MLS)간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 진출이 좌절된 홍명보(33)는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포항전용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담한 표정으로 심경을 밝혔다. 홍명보는 "포항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일단 협상결과를 받아 들일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시간이 있고 다시 갤럭시가 제안을 해온다면 포항도 지금과 다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전히 미국행에 미련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홍명보는 또 "지난 한달간 이 문제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며 "나 때문에 구단 분위기가 어수선해 진 것 같아 미안하게 생각하며 지금부터라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게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명보와의 일문일답. --협상결렬 사실을 접한 소감은 ▲첫 만남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포항도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보기에 이 결과를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있는 만큼 갤럭시가 여전히 내게 관심이 있다면 다시 제안을 해 올 것이다. 그때는 포항도 지금과 달리 대응할 것이라 본다. --섭섭한 마음은 없나 ▲지난해말 일본에서 포항으로 돌아올때도 어떤 조건을 달지는 않았다. 이번이 포항측에 처음으로 내 요구를 제기한 것이었다. 충분히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고 구단도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 --갤럭시측이 제안한 이적료 20만달러가 너무 적은 액수라 생각하지 않았나 ▲그 액수도 갤럭시측이 어렵게 끌어낸 것이라 생각한다. 내 나이면 세계시장에서는 많은 나이 아닌가. 하지만 이 액수를 받아들이지 못한 포항의 입장도 이해한다. --그렇다면 계약기간인 내년 말까지 포항에서 뛰다 구단이 보장하는 코치연수를 떠날 것인가 ▲내가 구상하는 연수를 구단이 지원해 주기에는 벅차다고 생각한다. 내 구상은 지도자의 길을 가든, 축구행정가가 되든 영어를 능숙히 구사할때까지 공부한 뒤 영국과 같은 축구선진국에서 구단운영, 선수관리 등을 제대로 배우겠다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3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모른다. 구단이 제시하는 6개월~1년짜리 연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관심을 가져온 팬들에게 한마디 ▲개인적으로 지난 1개월간 잠을 못잘 정도로 힘들었다. 지쳐있는게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포항=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