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치열해지는 타이틀 다툼에 숨은 경쟁자들이 있다. 바로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에 조금씩 모자라 아직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올라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 '장외 선수'들이 그들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 시상하는 개인 타이틀 중 규정타석을 채워야 자격이 생기는 부문은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등 3개이고 투수 부문의 방어율과 승률은 규정이닝 소화가 필수 조건이다. 먼저 이영우(한화,0.352)와 장성호(기아,0.349)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타격왕 다툼에서 의외의 복병은 김재현(LG)이다. 타율은 현재 3위에 해당하는 0.341이지만 고관절 부상으로 7월 한달을 쉰 탓에 규정타석(294타석)에 모자라는 256타석에만 나선 김재현은 나머지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른다면 가뿐히 규정타석을 채우게 된다. 6월에 월간타율 0.436의 고공 행진을 하다 불의의 부상으로 제동이 걸렸지만 다시 타석에 선 8월에 타율 0.333을 기록한 데에서 보듯 불방망이는 여전해 시즌 막판좋은 승부가 전망된다. 김재현은 출루율도 0.469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성호(0.452)보다도 훨씬 앞서있어 타격 2관왕도 노릴 수 있다. 방어율 부문은 현재 송진우(한화)가 2.90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복병이 있어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 노장진이 규정이닝에 7⅓이닝 모자란 가운데 1점대(1.97)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원 투수의 특성상 이닝수 늘리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시즌 막판 한 두 차례만 선발 등판한다해도 타이틀은 `떼어논 당상'이 된다. 노장진 말고도 조용준(현대, 2.06)과 이동현(LG, 2.42) 등 구원 투수들이 다들 10이닝 정도가 모자라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한국 땅을 밟은 삼성 엘비라도 규정이닝에 조금 모자라지만 방어율 2.82를 기록하고 있어 두 경기 정도 더 선발 등판하면 장내로 들어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