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나르시소 엘비라(35)가 과연 삼성의 21년 묵은 한을 풀 수 있을까. 엘비라는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을 7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아 팀의 9-1 승리를 이끌며 최근 6연승의 무패 행진을 계속했다. 지난 5월 뒤늦게 한국 땅을 밟은 뒤 14번의 선발 등판만에 벌써 9승째(3패)를따낸 것. 시즌 초반부터 나섰다면 다승왕을 다툴 정도의 페이스고 방어율도 규정 이닝에4⅔이닝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2.82로 선두 송진우(2.90, 한화)보다도 앞선다. 더욱이 최근 6연승을 포함해 12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던져 3자책점이내)를 기록할만큼 투구 내용도 좋다. 이처럼 위력적인 피칭으로 어느새 삼성 마운드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는 엘비라는 지난 시즌 활약했던 갈베스의 잔상과 묘하게 겹쳐 관심을 끌고 있다. 엘비라와 같이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시즌 중반인 지난해 5월 삼성에 가세했던갈베스는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칼날같은 제구력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하며 8월 중순까지 15경기에 출전해 10승4패, 방어율 2.47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한국시리즈에서 번번이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 주저앉곤 했던 삼성에게 있어 갈베스는 우승 한을 풀어줄 구세주로 여겨질 정도였다. 하지만 갈베스는 8월말 어머니 병구완을 이유로 갑자기 출국하더니 한국시리즈직전에야 귀국해 훈련 부족 등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전혀 제 몫을 못해 삼성이 다시한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현재까지 엘비라는 갈베스의 `선한' 면만 닮았다. 그리고 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모습만 놓고 보면 앞으로도 별다른돌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팀 코칭스태프의 전언이다. 선두 기아를 2경기차로 쫓고 있는 삼성은 올시즌에도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무대에 설 가능성이 높다. 최강의 실력을 갖추고도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는 삼성이올해는 든든한 용병 투수의 힘을 빌어 마침내 정상 정복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