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노장들의 투혼으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번 여름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거센 세대 교체 바람이었다. 세대 교체의 선두 주자는 김계령(삼성생명)과 강지숙(현대). 23살 동갑내기인 이들은 나란히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으며 맹활약해 지난 10년간 센터 포지션에서 코트를 양분했던 정은순(31.삼성생명)과 정선민(28.신세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간판 스타 정은순이 임신으로 인한 휴식으로 여름 리그에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삼성생명이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김계령이 정은순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훌륭히 메웠기 때문. 지난 겨울리그에서 경기당 출전 시간이 10분 남짓이던 김계령은 이번 여름리그에서는 풀타임에 가깝게 출전해 평균 12.7득점에 6.3개의 리바운드(국내선수중 3위)를 걷어냈다. 특히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는 득점력(평균 14.3점) 뿐만 아니라 상대 주 득점원인 정선민(4강 플레이오프)과 샌포드(현대.챔피언결정전)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발군의 수비력까지 선보였다. 강지숙의 활약도 김계령에 못지 않았다. 프로 원년인 98년부터 뛰었지만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강지숙은 이번 여름리그에서 피나는 훈련으로 정확도를 높인 중거리슛을 무기로 코트를 휘저었다. 현대가 객관적 전력에서 뒤진다고 평가받던 삼성생명을 무너뜨린 것도 샌포드와김영옥에 수비가 집중되는 사이 강지숙이 `제 3의 득점원'으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강지숙은 골밑 싸움에 미숙하고 체력도 약해 아직까지는 `미완의 대기'라는 지적이다. 두 선수 외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가드 이미선(23.삼성생명)도 이번 여름리그를 계기로 농구에 새로 눈을 뜬 경우. 전주원(현대)과 김지윤(국민은행) 등에 한 수 뒤진다는 평가였던 이미선은 팀의빠른 농구를 진두 지휘하며 이번 여름리그에서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모두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 최정상급 가드로 발돋움했다. 또한 변연하(22.삼성생명)는 발군의 3점슛 감각을 뽐내며 대표 슈터로 자리를굳혔고 우리은행의 홍현희(20)도 일약 주전 자리를 꿰차며 차세대 센터군에 이름을올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