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LG와 두산의 희비가 후반기들어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LG는 최근 6연승을 포함해 후반기들어 8개 구단 최고인 13승4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반면 두산은 한때 9연패를 당하는 등 3승15패로 참담하게 무너지고 있다. 순위 또한 하위권을 맴돌던 LG는 3위까지 치고 올랐지만 전반기까지만해도 2위에 올라있던 두산은 4위 현대에 1.5경기차 뒤진 5위까지 추락해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두산과 플레이오프에 나가지도 못한 채 이를지켜봐야만 했던 LG의 운명이 뒤바뀔 상황에 놓인 것. 지난해 부진에 이어 올해도 하위권에서 출발했던 LG는 최원호, 만자니오, 최향남, 케펜 등 선발 4인방이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유지현과 이병규가 나란히 부활하면서 전력이 눈에 띄게 탄탄해졌다. 또한 이상훈이 지키는 뒷문이나 유택현, 이동현 등이 버티고 있는 중간 계투진도 8개 구단 최강의 면모를 자랑하며 최근 가장 균형잡힌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두산은 지난 시즌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타선의 파워와 집중력이 완전히 실종되는 등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다. 타선의 핵인 `흑곰' 우즈가 시즌 내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급기야는 지난12일 고향으로 휴가를 떠났고 우즈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이루는 심재학, 김동주도크고 작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1번타자 정수근은 데뷔 이래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불어 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이 동반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고 홀드선두 차명주가 전날 현대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5실점하는 등 탄탄하던 `허리'도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2002년 시즌은 아직 1/3 이상 남아있고 두 팀은 97년 이후 홀수해에는한 팀만 4강에 올랐지만 짝수해에는 항상 동반 플레이오프행을 이룬 `징크스'도 있다. 지금은 팀 사정이 바뀐 두 팀이 과연 짝수해의 법칙을 지켜 `가을 잔치'에 함께초대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