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9:24
수정2006.04.02 19:27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잠시 떠나지만 2005년 팬들앞에 꼭 다시 서겠습니다(See You In 2005)"
오는 19일 공익근무요원 입대를 앞두고 14일 잠실 SK전에서 고별무대를 가진 서용빈(31.LG)은 경기 직전 전광판을 통해 방영된 영상물에서 팬들에게 굳게 약속했다.
하지만 서용빈은 이번에 떠나면 28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친 후 2005년 시즌에야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이후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서용빈은 이런 현실을 의식한 듯 시종 담담한 표정이었고 1루 외야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 홈팬들도 서용빈의 등번호 `62'가 새겨진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기약없는 이별을 아쉬워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색 보호안경을 눌러쓴 서용빈은 군 입대전 마지막경기인 이날 공.수에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착실한 플레이로 팀의 4-1 승리에기여했다.
8번 타자로 나서 3회말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서용빈은 1-1로 팽팽하게 맞선5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유지현의 적시타때 홈을 밟으며 결승득점을 올려 더그아웃에서 기다리던 동료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7회는 삼진으로 물러났고 마지막 타석이 될 뻔했던 8회에는 바로 앞 타자 조인성이 2아웃에서 1루 땅볼로 아웃돼 타석에 나서지 못했다.
또 1루수로 출장한 수비에서도 유격수 권용관, 2루수 유지현과 호흡을 맞춰 송구된 공을 한번의 실수없이 땅볼아웃으로 연결시키는 안정된 수비실력을 보여줬다.
단국대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서용빈은 지난 94년 LG에 입단, 1루수로활약하면서 신인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그해 타격 4위(타율 0.318)와 최다안타 2위(157안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96년과 98년에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서용빈은 98년 교통사고로 턱뼈가 깨져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지만 군 면제를 위해 병무청 직원에게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병역비리 파동에 휘말려 2년여를 허송세월했다.
병역법 위반에 대한 무죄선고로 2000년 시즌 복귀한 후 2년간 3할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줬던 서용빈은 지난 5월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군 입대가 확정됐고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마저 좌절돼 결국 입영열차를 타게 됐다.
서용빈은 "팀이 상승세를 타는 중요한 시기에 입대하게 돼 동료와 감독님께 죄송스럽다"며 "하지만 3년 후 반드시 그라운드에 복귀해 팬들이 보내준 성원과 격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