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정상에 올리는 데 앞장서겠다" '진공청소기' 김남일(25.전남 드래곤즈)이 복귀전을 무난하게 소화, 2라운드로 돌입한 정규리그에서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프로축구 최고의 스타 김남일은 11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02삼성파브 K리그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 후반 10분 교체투입돼 4강신화를 도운 태극전사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그의 출격은 6월22일 2002한일월드컵축구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왼쪽 발목을 부상, 경기장을 나온 이후 꼭 50일만의 일. 자신에게 쏠리는 팬들의 시선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김남일은 그러나 막상 그라운드를 밟자 길고 짧은 송곳패스 등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로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 자신을 보기 위해 운동장을 꽉 채운 1만1천900여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전반 종료 직전 몸을 풀다가 후반 임관식과 교체투입된 김남일은 장기 공백에 따른 게임감각 저하가 우려됐으나 게임의 완급조절과 정확한 볼배급으로 공격의 활로를 트고 때론 수비에 깊숙이 가담, 상대 공격을 적절히 차단하는 등 오랫동안 쉬었던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생동감있는 몸놀림을 보였다. 상대 공격의 핵 김은중이 빠진 관계로 수비 부담이 그리 크지 않았고,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드로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후반 23분. 대전의 샴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려 하자 쏜살같이 따라붙어 마크하다 노련하게 볼을 빼앗은 것. 8분 뒤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이고 한양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대전 이관우의 공격을 무위에 그치게 했다. 대전의 파상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골지역 왼쪽에 있던 이관우에게 볼이 열결됐으나 김남일은 동료들과의 협력수비를 통해 볼을 적절히 차단,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7월 김남일과의 충돌로 4개월여간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이관우와 김남일간 1년여만의 우정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으나 경기가 1-1로 비겨 우정의 승부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김남일은 경기를 끝낸 뒤 "오랜만의 출전이라 힘도 들었고 준비를 많이 못했다는 것을 느꼈다. 관우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어 막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팀이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광양=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