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50만달러) 2라운드에서 궂은 날씨 속에 힘겹게 선두권을 지켰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박세리는 10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골프장(파72. 6천479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0시 현재 9언더파로 선두를 달린 신인 캔디 쿵(대만)에 4타 뒤진 공동5위에 올라 우승후보로서 입지는 유지했다. 전날과 달리 바람도 강해지고 폭우가 내려 기온마저 뚝 떨어진 을씨년스런 날씨탓에 박세리는 경기 초반 선두권 탈락의 위기에 몰렸으나 특유의 뚝심을 발휘, 순위표 상단에 복귀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를 시작한 박세리는 3번홀(파5.462야드) 보기를 4번홀(파3.165야드) 버디로 만회했으나 6번홀(파3.195야드), 8번홀(파4.386야드) 보기에 이어 9번홀(파4.411야드)에서 더블보기까지 범해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빗방울이 잦아지며 마음을 다잡은 박세리는 12번홀(파4.354야드)에서 이날 두번째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꾼 뒤 14번(파5.449야드), 15번홀(파3.169야드)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16번홀(파4.369야드) 보기로 주춤했으나 17번홀(파5.489야드) 이글 퍼트가 홀에 들어갔다 튕겨나오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며 1타를 줄였고 이어 18번홀(파4.377야드) 중거리 버티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어이 전날 스코어를 지켰다. 바람에 약한 김미현(25.KTF)은 10번홀까지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를 쏟아내며 뒷걸음질을 쳐 중간합계 이븐파로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첫날 1오버파 73타로 하위권으로 처졌던 '제2의 슈퍼땅콩' 장정(22.지누스)이 3언더파 69타로 선전을 펼쳐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공동 32위까지 올라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US여자오픈 컷오프의 수모를 씻으려는 카리 웹(호주)도 비바람에 페이스를 잃어 고전했으나 17번홀(파5.489야드)에서 두번째샷을 홀 1.5m 옆에 붙이며 이글을 잡아내 1언더파 71타로 2라운드를 마쳤다. 선두 쿵에 2타 뒤진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가 된 웹은 공동2위를 지키며 이 대회 세번째 우승을 넘보게 됐다. 7년전 미국으로 이민와 골프를 시작했다는 신인 쿵은 7번홀까지 2타를 더 줄여 이틀째 단독선두를 질주, 돌풍을 이어갔다. 박세리와 1, 2라운드를 함께 치른 여자프로골프 세계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날 5오버파 77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6오버파 150타로 컷오프에 걸려 탈락했다. 로라 디아스(미국. 147타), 로라 데이비스(영국. 149타), 줄리 잉스터(미국. 153타) 등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호들도 험한 날씨와 링크스코스의 희생자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