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비정상적인 코스 컨디션에서 라운드를 해야 할 듯하다. 폭우가 한차례 지나간데다,지역에 따라 비가 또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 탓이다. 무엇보다 잔디가 길다. 그린이든 페어웨이든 러프든 다 마찬가지다. 골프장들은 그동안 비가 줄기차게 내려 잔디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린에서는 볼이 생각보다 덜 구른다고 보고 좀 세게 쳐주어야 원하는 거리를 낼 수 있다. 물론 '브레이크'도 감안해야 한다. 페어웨이 잔디는 봄·가을의 러프처럼 길다. 페어웨이에 볼이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라이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파5홀 세컨드샷 등을 할 때 라이를 보고 클럽 선택을 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러프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티샷이 러프에 빠지면 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우선 찾기조차 힘들다. 또 코스 상태가 비정상적인 곳이 많다. 코스 곳곳에 물이 괴어 있다. 그런 물은 '캐주얼 워터'이기 때문에 스탠스를 취하거나 스윙을 하는 데 방해가 되면 구제받을 수 있다. 토사가 흘러들어 페어웨이를 덮었을 경우 그 곳은 비정상적인 코스가 되므로 역시 구제받을 수 있다. 물이 괴어 있는 벙커 속으로 볼이 들어간 경우 볼을 건져내 벙커 내에 드롭하고 치면 된다. 벙커 전체가 물이라면 그 중 가장 얕은 곳에 드롭하고 치는 수밖에 없다. 벙커 밖으로 나와서 치려면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감수해야 한다. 벙커의 모래는 물을 머금어 딱딱하다. 그린사이드 벙커라도 폭발샷보다는 치핑이나 퍼팅으로 탈출하는 것이 묘안이다. 친 볼이 땅에 박힐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페어웨이 잔디 길이 이하로 잔디가 조성된 곳에서는 무벌타로 드롭하고 칠 수 있다. 잔디가 페어웨이보다 긴 러프에서는 볼이 땅에 박혀도 구제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단 로컬룰로 볼이 땅에 박히면 어떤 곳에서도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해놓은 골프장이 있다. 스코어카드 뒷장을 보면 로컬룰이 나와 있으므로 이를 잘 읽어본 후 라운드를 하는 게 유리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