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계속되는 섭정이냐, 국내지도자 감독체제냐를 놓고 혼선을 빚었던 한국축구대표팀의 사령탑 문제가 일단 국내 지도자를 임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도와월드컵 4강을 이끈 박항서 전 코치를 사령탑에 앉혀 코앞에 다가온 아시안게임과 2004년 올림픽 예선에 대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히딩크 감독이 보여준 선진 축구 지도방법을 익힌데다 대표팀 선수들과의 친화력을 갖춰 아시안게임은 물론 차기 올림픽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4강 신화를 이룩했던 히딩크를 둘러싼 논란들도 일단 수그러들게 됐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인트호벤과계약했음에도 그의 영향력은 `감독직 계속'이라는 설까지 흘러나오며 주위를 혼란스럽게 했다. 축구협회는 히딩크와 기술고문직을 제안하고 이후에도 한국축구에 대한 조언을부탁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지난 4일 협회 임원이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논의하기위해 네덜란드에 파견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혼선이 빚어졌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히딩크가 단순한 기술고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감독으로서 한국축구를 지도할 수도 있다고 암시했고 2006년 월드컵 예선을 앞둔 2년 뒤에는정식으로 히딩크가 복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더욱이 6일 후임 감독을 논의하는 기술위원회가 열리기 전부터 국내 지도자가정식이 아닌 임시 대행체제로 감독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면서 히딩크의복귀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 물론 김진국 기술위원장이 기술위원회를 끝낸 뒤 "이날 결정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대비한 코칭스태프이지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관련된 논의는 아니다"고밝혔듯이 2004년 올림픽이 끝난뒤 대표팀 코치 선정 문제는 다시 언급돼야 한다. 또 대표팀 사령탑 문제가 가닥을 잡기는 했지만 장기적이고 확실한 방침을 정해현재의 코칭스태프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일은 축구협회의 몫으로 남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