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에서 버림을 받았던 서동명(28.울산 현대.GK), 최문식(31.부천 SK.MF), 전경준(29.전북 현대.MF)이 새로운 둥지에서 매경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들은 이전 소속팀에서 각기 제 포지션을 굳게 지켜왔던 선수들이지만 새 선수들의 영입과 체력 저하 등의 이유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올 시즌 유니폼을 갈아 입은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 196㎝의 국내 최장신 골키퍼 서동명은 96년 울산에 처음 입단한 뒤 98년 월드컵대표팀에 발탁되며 장밋빛 미래를 보장받는 듯 했으나 안정되지 못한 수비력을 자주드러내며 2000년 상무 제대후 전북으로 트레이드됐다. 2000년 시즌 `골넣은 골키퍼' 명단에 등록하고 전북을 FA컵 우승으로 이끄는 등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던 서동명은 이듬해 어깨 부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2002년조윤환 감독의 부임과 함께 부천의 골키퍼 이용발이 영입되면서 다시 울산으로 돌아가는 설움을 겪었다. 하지만 서동명은 올시즌 화끈한 공격축구가 전개되면서 각 팀의 골키퍼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0.88이라는 최소 실점률(8경기 7실점)을 기록하며 울산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전남 드래곤즈를 거치며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평가받았던 최문식도 서른이 넘어서면서 체력이 떨어져 수원 삼성, 일본프로축구 오이타를전전한 뒤 부천에 둥지를 틀며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아디다스컵에서 부천의 막강 미드필더진을 이끌며 재기를 다짐한 최문식은 4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전반 45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 밖에 부천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전경준도 `후반전의 해결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올시즌 9경기 중 8경기에 선발 출전, 3골을 잡아내며 확실한 주전자리를 꿰찼다. 탁월한 골결정력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약해 후반 교체 멤버로 주로 출전했던 전경준은 이제 전북에서 `반쪽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새로운 축구 인생을 열어가고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