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의 진가를 기대하라.' 2002 한일월드컵이 낳은 최고 스타 김남일(25.전남 드래곤즈)이 드디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회택 전남 감독은 3일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풀타임은 아니더라도 7일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 남일이를 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일의 그라운드 복귀는 6월 22일 스페인과의 월드컵 8강전 이후 꼭 46일만이다. 김남일은 월드컵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공격의 첨병들을 철저하게 차단, 4강 신화에 디딤돌을 놓았으나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린 데 이어 스페인전에서 다시 발목을 다쳐 그동안 K-리그에서는 한 경기도 나서지못했다. 터프한 플레이스타일과 외모, 꾸밈없는 언변은 그가 고교시절 가출했다 아버지의 설득으로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맸다는 일화와 어우러지며 인기 상승요인으로 작용했고, 날개를 단 인기는 식지 않는 축구열기와 함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각 인터넷 사이트에 김남일 팬클럽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등 '김남일 신드롬'으로 이어졌고 전남측은 김남일의 안부와 경기 출장 여부를 묻는 폭주하는 팬들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정규리그에 한번도 뛰지 않았음에도 프로축구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홍명보(포항)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김남일은 방해없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료와 재활훈련을 병행하기 위해 팀과떨어져 서울에서 통원치료를 하다 최근 팀에 복귀, 2군에서 몸을 만들어 왔다. 당초 3일 성남전에 나오려다 통증이 남아있어 출장을 미뤘던 김남일은 현재 컨디션을 90%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김남일은 7일 대전전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올스타전 이후 전력의 한축을 이룰 전망이다. 향후 10대 소년팬 등 구름관중을 몰고 다닐 게 뻔한 김남일이 특유의 거친 플레이와 함께 전남의 상승세를 주도하며 자신의 꿈이라던 도움왕 타이틀도 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