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천(35.한화)은 8개 구단을 통틀어도 최고참축에 속한다. 67년 2월생인 강석천은 현역 타자들 중에서는 67년 1월생인 김응국(롯데)에 이어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방망이는 나이를 먹지 않아 여전히 날카롭게 돌아가고 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방을 터뜨리며 해결사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강석천은 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6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투입돼 호쾌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단숨에 3-1로 뒤집은 한화는 6회에만 2점을 더 보탰고 결국 5-4의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6회 수비때 곧바로 이범호로 바뀌어 강석천이 경기장에 머문 시간은 10분이 채못됐지만 가장 빛난 선수였다. 더욱이 이날 승리로 한화는 지긋지긋하던 두산전 9연패에서 탈출하고 최근 6경기에서 단 1승에 머물러 멀어져가던 4강 싸움에 다시 뛰어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어서 강석천의 적시타는 가치를 더했다. 강석천은 지난달 25일 기아전에서도 3-2로 간신히 앞서던 8회 대타로 나와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쳤고 그에 앞서 23일 기아전과 20일 롯데전에서도 각각 결승타를 때려냈다. 특히 이처럼 대타로 나서는 경우가 많으면서도 타격 감각을 잃지 않고 중요한순간에 제 몫을 해내 역시 `베터랑'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지난 89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해 올해로 14년째 `독수리 군단'을 지키고 있는 강석천은 플레잉 코치로 선임된 올시즌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 지난해 신인왕 김태균이 장종훈에 밀려 자신의 포지션인 3루로 옮겨오면서 지명대타로 출장하는 일이 잦았고 최근에는 아예 선발에서 빠져 대타 전문요원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강석천은 "최근 대타로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훈련은 똑같이 하고 있고 편안한마음으로 들어서는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며 "고참으로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에 한 몫을 해 기쁘고 팀이 꼭 4강에 올라가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