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던 이대진(28.기아)이 드디어 짜릿한 손맛을 봤다.

지난 5월 16일 타자 변신을 선언한 지 두달 보름여만에 그렇게도 갈망하던 첫 안타를 뽑아내며 타자로서의 성공시대를 예고한 것.

지난 27일 LG와의 경기가 열렸던 잠실구장.

김성한 감독은 팀이 4-5로 뒤진 7회초 1사 만루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타자 전향 후 9타석에서 5차례나 삼진으로 물러나며 단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던 이대진을 대타로 전격 투입한 것.

상대투수는 지난 4월 최고연봉인 4억7천만원을 받고 국내무대에 복귀한 후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벌였던 철벽 마무리 이상훈이었다.

하지만 이대진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146㎞ 직구를 밀어쳐 싹쓸이 3타점짜리 역전 좌중월 3루타를 터뜨리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투수로 활약하던 지난 2000년 5월17일 한화전에서 대타로 나서 2루 땅볼로 물러났던 것까지 포함하면 11번째 타석만에 처음 기록한 안타였기에 이대진의 기쁨은 클수 밖에 없었다.

무리한 투구로 혹사한 오른쪽 어깨 부상의 악몽을 떨쳐내지 못하고 투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마음고생을 한번에 날려버린 감격의 안타였다.

이대진은 타자 전향 후 2군 4경기에서 3홈런 등 13타수 6안타(타율 0.462)의 빼어난 배팅실력을 뽐냈지만 1군에서는 첫 출장한 5월 26일 두산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는 등 4경기에서 헛방망이질만하다 6월 1일 결국 엔트리에서 빠졌다.

2군에서 베이스러닝과 강도높은 타격훈련으로 구슬땀을 쏟은 이대진은 1군에 복귀, 26일 LG전에서 5-0으로 앞선 무사 2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섰지만 3루 땅볼로 물러나야 했다.

결국 이대진은 27일 LG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부름을 받았고 생애 첫 안타를 뽑아내며 역대 특정구장 최다연승인 `잠실구장 15연승'의 밑거름이 됐다.

이대진은 "첫 안타는 지난 93년 투수 데뷔 후 첫 승(4월 13일 태평양전)보다 더 짜릿했다"며 "믿고 타석에 내보낸 코칭스태프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타자로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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