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콘스와 페루자간의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26)이 언제쯤 새 둥지를 틀 수 있을지 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안정환의 소유권분쟁이 해결되기까지 수개월 걸리기 때문에 안정환 스스로 페루자와의 고용계약을 해지하고 자유신분이 되는 방안이 낫다는 견해를 대한축구협회에 보내 옴에 따라 소유권 문제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유럽리그 선수등록 마감일인 내달 말까지 FIFA가 양 구단간의 분쟁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만큼 안정환측이 스스로 이탈리아협회에 페루자의 부당함을 내세워 고용계약 해지 소송을 내는 방안이 효율적이라는게 FIFA 권고 내용의 요지.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양 구단간 분쟁의 조정결과에 관계없이 안정환이 이탈리아협회로부터 승소판정을 받는다면 페루자와 결별, 무적선수의 신분이 되는 만큼 자유롭게 타 구단으로 옮길 권리가 생긴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정환의 에이전트인 안종복 이플레이어 사장은 "이탈리아협회가 과연 안정환의 손을 들어 주겠느냐"며 "또 원 소속팀이 불투명한 선수를 데려가겠다는 구단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방안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 속에 안정환 본인의 거부의사에도 불구, 페루자 복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FIFA의 문제해결을 마냥 기다리지 않을 것이며 공백없이 뛸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안정환으로서는 FIFA의 판결이 늦어질 경우 희망대로 선수생활을 중단없이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페루자 복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종복 사장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야 겠지만 운동을 계속하려면 페루자로의 복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곽동원 부산단장은 "선수가 페루자행을 원한다면 신중히 검토해 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페루자는 또 최근 스포츠마케팅사 옥타곤을 통해 안정환을 영국 클럽에 다시 이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어 경로는 다르지만 결국 바람대로 잉글랜드 입성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정환이 선수생활 유지를 위해 부산 소속으로 K리그에 등록 하는 방안은 이중계약문제와 맞물려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페루자와의 관계정리없이 해외 타구단에 입단하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