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최고령으로 가입하는 것. 지난 25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도루 1개를 추가한 이종범은 26일 현재 홈런13개와 도루 28개를 기록하고 있다. 도루는 이미 20개를 훌쩍 넘어섰고 홈런도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21∼22개 정도가 가능하다. 70년 8월15일생인 이종범이 예상대로 올시즌 말에 `20-20클럽'에 이름을 올린다면 만 32세가 넘어 달성하게 되는 것으로 이순철(당시 해태)이 지난 92년에 세운 31세4개월28일의 최고령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파워와 기동력을 겸비해야 이룰 수 있는 `20-20 클럽'에 지금까지 서른을 넘어 가입한 경우는 용병 타자를 제외하면 이순철과 최초 가입자인 김성한(89년) 기아 감독(31세 3개월), 그리고 99년 양준혁(삼성, 30세2개월) 등 3차례 뿐이다. 이미 지난 96년과 97년에도 클럽에 가입했던 이종범은 97시즌을 끝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도중 복귀했기 때문에 올해 또 다시 이름을 올린다면 사실상 3시즌 연속 클럽 가입에 성공하는 것. 이종범의 선전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20-20 클럽의 단골 손님이었던 선수들이 모두 부진하면서 올시즌 거의 유일하게 기록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를 제외하면 이영우(19홈런-13도루.한화)만이 클럽 가입이 유력시되고 역대 최다인 4차례나 클럽에 가입했던 박재홍(현대)은 10홈런-10도루, 세차례 이름을 올렸던 양준혁은 극심한 부진으로 9홈런-2도루에 머물러 있다. 97년 떠날 때의 모습 그대로인 화끈한 방망이와 탄성을 자아내는 주루 플레이로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이종범이 팀의 10번째 우승과 함께 `20-20 클럽' 가입에도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