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국내 주요 프로스포츠가 `약물 사각지대'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야구와 농구 등은 부산아시안게임에 프로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켜 금메달을 목표로 잡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규정한 도핑테스트에는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밝혀져 자칫 '국제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에서는 톱스타 몇 명이 대한체육회가 실시한 사전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적발됐던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약물검사에서 일부 선수의 흥분제 성분이 기준치에 근접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들을 엔트리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야구와 농구협회에종용했으나 해당 협회가 경기력 저하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는 것. 다행히 흥분제 복용선수들이 방콕아시안게임 도핑테스트 대상에서 제외돼 문제가 없었지만 만약 적발됐다면 메달 몰수는 물론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뻔 했다는 후문이다. 프로스포츠가 IOC의 약물규정에 취약한 것은 제도적인 문제때문이다.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마약류에 대해서만 금지규정을 두고 IOC가 엄격히 규제하는 각종 근육강화제 및 흥분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는 대한체육회의 약물 규정에 준한다고 밝혔으나 83년 출범이후 단 한번도 약물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금지약물에 무방비인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했던 홈런타자 호세 칸세코는 선수 대부분이 근육강화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폭로해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프로스포츠의 실상이 이렇다 보니 IOC 규정이 적용되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눈앞의 성적'에만 목을 매고 있는 해당 협회가 요행수를 바라면서 대책없이 선수들을 무리하게 출전시킨다면 자칫 안방에서 `국제 망신'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