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8:02
수정2006.04.02 18:04
"정해진 베스트 멤버는 없다. 항상 긴장하라"
정규리그 초반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전북 현대 조윤환 감독의 '선수 길들이기'가 서서히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
조 감독은 간판급 선수라 하더라도 부진하면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팀 분위기를 해칠 소지가 있는 선수는 언제라도 2군행을 각오하라는 것.
이같은 초강수의 용병술로 스타급 선수들에게는 긴장감을 주고 무명선수들에게는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팀전체에 노력하는 분위기가 뿌리 내렸다.
조 감독의 '선수 길들이기' 대상 1호는 김도훈.
월드컵 대표팀 탈락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 이번 정규리그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졌던 김도훈에게 조 감독은 지난 18일 2군행을 명했다.
그동안 전북을 대표하며 국내 최고연봉(3억5천500만원) 선수였던 김도훈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지만 현실이었다.
그러나 프로 입문 후 처음 닥친 짧지만 치욕적인 2군행을 감내한 김도훈은 21일 성남전에 복귀,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성실한 플레이로 일관했고 골까지 터트리며 길게만 보였던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터트렸다.
조 감독이 길들이기 대상으로 지목한 선수중에는 김도훈 외에도 그동안 주전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양현정, 변재섭 등도 포함돼 최근 경기 출전선수 명단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이처럼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고 서로 경쟁하도록 하는 선수 길들이기는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즐겨 활용하던 방법 가운데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안정환, 설기현 등은 히딩크의 혹독한 길들이기를 견뎌낸 뒤 성실한 플레이로 월드컵 무대를 주름잡는 활약을 했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조 감독은 "화려했던 과거에 얽매어 앞을 보지 못하는 선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스타플레이어들의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철저하게 실력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