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축구팬들의 종합운동장 시설개선요구를 예산부족을 이유로 외면, 월드컵이후 달아오르는 K-리그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6일 프로축구 성남일화구단에 따르면 지난 7일 프로축구 개막이후 팬들의 요구에 따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성남제1종합운동장 매표소 증설과 화장실 개.보수를 시측에 요청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거부당했다. 매표소의 경우 대기장소 면적이 절대부족해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입장행렬과뒤엉켜 축구팬들을 짜증나게 만들고 있으며 화장실은 시설이 노후돼 악취가 풍기는데다 비오는 날이면 바닥에 빗물이 고여 불편을 주고 있다. 지난 85년 운동장 준공 때 설치된 앰프시설은 선로가 노후돼 방송음이 중간에끊기는데다 그나마 관중이 몰릴 경우 '웅웅'거리는 잡음 때문에 아나운서의 발음을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시는 예산상의 이유로 이 같은 요청은 내년 이후로 미룬채 14억원을 들여 올해말 완공목표로 대형 전광판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성남일화구단은 지난해초 시측에 전광판 설치후 기부채납을 제의했으나 연고 논란을 둘러싼 마찰로 구단의 요청을 미뤄오다 뒤늦게 전광판 제작을 위한 실시설계에들어갔다. 편의시설 부족에도 불구, 시는 구단으로부터 월드컵 전용구장 못지않은 구장 사용료를 받고 있어 축구팬의 불만을 더하고 있다. 구단은 구장 1회 사용료로 주말 야간 관중 1만명 기준 운동장 사용료와 입장 수입을 합쳐 1천200만원 가량을 시에 지불하고 있다. 이는 수원삼성, 전북현대가 월드컵전용구장 사용료로 지불하는 1천900만원과 1천200만원(이상 추산)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구장 사용료만 챙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김승현(39.분당구 서현동)씨는 "월드컵 열기를 잊지 못해 가족들과 K-리그 구장을 찾아 멋진 경기를 관전했으나 편의시설은 동네 운동장 수준에도 못미쳐 뒷맛이불쾌했다"고 말했다. 종합운동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천연잔디관리에만 연간 8천만원이 들어가는형편에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구단과 팬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며 "임시매표소를 설치하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내년 개.보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4월 1천122억원을 들여 분당에 제2종합운동장을 준공했으나 군용항공기 이.착륙문제로 고(高)조도의 조명탑을 설치하지 못해 중계방송이 필요한프로축구 야간경기장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