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김남일(25.전남 드래곤즈)의 인기가 월드컵후에도 식지 않은 채 오히려 가열되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김남일은 발목 인대 부상으로 프로축구 정규리그에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눈덩이가 구르면서 더욱 커지듯 그의 인기는 끝모를 수직상승세에 있다. 김남일은 홈인 전남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고른 사랑을 얻고 있는 전국구 스타가 됐고 14일 전남과 부천 SK와의 경기가 열린 부천종합운동장에서도 이는 여실히 입증됐다. 김남일이 아예 경기장에 오지 않은 데다 전남의 원정경기인데도 관중석 곳곳은 김남일 관련 피켓으로 물들었고(?) 상당수 여성 팬들은 전남 벤치쪽 스탠드에서 김남일의 안부를 묻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15일 모교인 부평고에서 후배 최태욱(21.안양)과 함께 참석한 환영식에서는 1천500여명의 후배들은 물론 인근 학교와 주민들이 몰려와 경찰이 주변 정리를 해야 했다. 앞서 7일 전남의 홈 구장인 광양전용구장은 월드컵 폐막 뒤 인사차 모습을 보인 김남일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역대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었고 팬사인회에도 전국 각지에서 온 2천여명의 팬들로 대성황을 이뤘었다. 그야말로 김남일의 일거수일투족은 팬들의 관심사가 됐고 인터넷 사이트상의 김남일 팬클럽들은 조기 부상 회복을 바라는 글로 넘쳐나고 있다.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가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여름휴가 파트너로 같이 가고 싶은 축구선수 1위에 꼽히기도 한 김남일의 인기는 그의 팬클럽 규모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실례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김남일'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무려 1천466개에 달하는 김남일 관련 카페가 나온다. 또 구단측은 김남일이 언제 경기에 출장하는 지, 어디서 재활치료를 하는 지 등을 묻는 팬들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이 15일부터 실시중인 올스타 팬투표에서도 김남일이 압도적인 표차이로 수위에 오를 것이란 성급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남일은 현재 집과 병원이 있는 서울을 오가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달말팀 훈련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회택 감독은 "나에게도 사인을 받아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김남일의 인기를 대변했다. 따라서 김남일이 부상에서 회복, 그라운드에 서게 되면 구름관중을 몰고다닐 게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한편 김남일은 빠르면 오는 24일께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