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들이 한국프로축구 정규리그인 K-리그 개최여부에 따라 명암이 갈라지고 있다. 울산.대전.수원.전주 등 프로축구 연고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장들은 한국축구팀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하면서 조성된 축구붐속에 월드컵 스타들이 K-리그에 출전하면서 몰려드는 입장객들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면 제주 서귀포경기장을 비롯한 광주.인천.대구.서울 등 경기장들은 월드컵이후 단 한차례의 경기도 열리지 않아 적막감 속에 `옛 영화(榮華)'만 되씹고 있다. ◈`뜨거운 경기장'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경기가 열린 지난 10일 수원경기장은 전체 4만3천좌석가운데 3만300석을 메워 삼성 블루윙즈는 1억190만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려 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경기장의 입장수입 3천500만-4천만원에 비해 3배 수준이며 수원 삼성 서포터즈인 그랑블루도 2천여명이 들어와 지난해 1천여명의 2배를 기록했다. 축구전용구장인 수원경기장에서는 오는 11월 13일까지 K-리그 13게임이 열릴 예정이며 경기장 운영을 맡는 경기도2002월드컵 수원경기추진위원회는 삼성 블루윙즈로부터 관람료 수입의 20%를 받기로 하고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전주구장에서는 지난 7일 전북-안양, 10일에는 전북-포항전 등 K-리그 2경기가열려 4만2천석 규모의 전주구장에 각각 3만1천500여명(7일.일요일)과 1만9천500여명이 입장, 75%와 48%의 입장률을 보였다. 이같은 입장객수는 월드컵 이전의 입장객 주중 300여명, 주말 500-600여명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다. 전주시는 월드컵 이후 월드컵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개방한다는 보도가 나간후하루 10여통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나 일반인들에 무작정 개방할 경우 잔디와시설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개방 일정과 방법, 대여조건 등을 마련한 뒤 9월부터 매주 1-2회 정도씩만 민간에 대여할 계획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도 지난 10일 K-리그 대전개막경기가 열려 평일임에도 월드컵 이전 휴일 관중보다 많은 2만7천명의 관중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지역 연고팀인 대전시티즌팀은 이같은 열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좋은 경기와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현대 호랑이팀이 있는 울산은 월드컵 경기전에는 평균 입장객이 3천여명에 불과했으나 앞으로 열릴 K-리그에서는 월드컵 열기가 이어지면서 경기당 1만2천명 정도입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균 1만2천여명이 입장할 경우 연말까지 K-리그 입장료 수입이 3억4천만원에달해 울산시는 월드컵을 치르면서 올린 수익 9억원, 매점수익 3억원(예상) 등을 합쳐 모두 15억4천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돼 경기장 관리비 26억원 중 11억원 정도만 시비로 충당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썰렁한 경기장' 프로구단이 없는데다 인구 50만명이 채 못 되는 섬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는 서귀포경기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이라는 치사만 즐기면서 월드컵이후 고요속에 빠져 있다. 다만, 하루 2천명 내외의 관광객들이 경기장 광장이나 관람이 허용되는 일부 시설을 찾아 한적함을 달래주고 있을 뿐. 서귀포경기장은 시당국이 일용직 8명 등 모두 21명의 직원을 파견해 통신, 음향,전광판, 스탠드, 잔디 등 주요 시설을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유지관리비는 인건비를 포함해 1일 438만원 정도 소요되고 있다. 서귀포시는 주경기장과 3개의 연습경기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프로축구팀 창단, 국가대표축구팀 제2훈련장 지정, 한.중.일 프로축구 챔피언전 유치 등을 포스트월드컵 대책으로 세워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또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해 인구 6만-8만여명의 소도시지만 프로팀을 운영하고있는 일본의 가시마(엔트러스)와 이와타(주빌로)에 공무원 등을 파견, 제반사항을파악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지역 연고 프로축구팀이 없는 대구월드컵경기장도 앞으로 2003년 8월 대구에서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에 활용하는 것 외에 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는 뚜렷한 이벤트가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할 전망이다. 대구시는 앞으로 지역 연고기업 등을 대상으로 프로축구팀 창단에 주력하면서정부에 지역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을 건의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 4월 군인 신분의 선수들로 구성된 상무 불사조팀과 프로연고지계약을 맺었으나 2군인데다 일반 프로팀에 비해 인지도와 인기도면에서 훨씬 뒤져일부 시민들은 연고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다. 이때문에 지난 8일,11일 두차례 월드컵 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경기가 열렸으나입장객 수는 각각 수백명에 불과했다. 월드컵 한국-폴란드전 승리로 `4강 신화'의 시발점이 됐던 부산 경기장은 프로축구 연고팀이 있으나 당초 경기장이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용도로 지어져 아시안게임을 대비하고 기존 구덕운동장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월드컵 경기장을 사용하지않고 있다. 종합운동장인 구덕운동장은 그라운드 사정 등 시설이 미흡함에도 K-리그 개막전인 지난7일 3만명, 10일 2만명이 각각 찾았다.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도 서울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이 없는 관계로 훌륭한시설을 대책없이 놀리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