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막판까지 속이 까맣게 타지만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기아 김성한 감독의 이같은 말처럼 매 경기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기아가 몰라보게 탄탄해진 불펜의 힘으로 올시즌 거둔 46승중 절반인 23승을 한 점차의 박빙의 승리로 장식하며 쾌속 항진하고 있다. 기아는 9일 열린 SK와의 경기에서도 7-6으로 앞선 9회말에 2사 만루의 역전 위기에 몰린 끝에 진땀나는 승리를 거뒀다. 반면 올시즌 한 점차 패배를 당한 것은 단 5번에 불과해 한 점차 경기에서 8할이 넘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기아의 1점차 경기 승률(5할.18승18패)은 물론이고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을 뿐인데도 지난 시즌 가장 많은 한 점차 승리를 거뒀던 삼성(20승11패)의 기록마저 뛰어넘은지 오래다. 기아가 투타에서 모두 안정이 돼 있기는 하지만 예상외로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갖춘 것은 이처럼 박빙의 승부를 대부분 승리로 장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른 팀의 역전 기회를 여지없이 차단하는 리오스와 박충식이라는 든든한 `더블 소방수'가 버티고 있다. 김 감독은 각각 구원 2위와 5위에 올라있는 리오스(16세이브포인트)와 박충식(12세이브포인트)을 교대로 투입, 적절한 체력 안배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팀이 한명의 구원 투수만 두거나 두 명을 기용하더라도 한 명이 믿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2인 체제'로 가는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때문에 많은 곤욕을 치렀던 기아가 이처럼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은 신입 용병 리오스의 활약도 있겠지만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던 박충식의 화려한 부활이 더 큰 이유다. 지난 시즌 3승2패3세이브1홀드에 그쳤던 박충식은 홀드도 9개나 따내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지난해 기대 이하의 성적(2승3패1세이브1홀드)을 냈던 이강철이 벌써 8홀드를 기록하며 허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큰 힘이다. 김성한 감독은 "기본적으로 우리 팀의 전력이 다른 팀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박빙의 승부가 당연하겠지만 이를 승리로 이끈 것은 어떤 경기도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박빙의 승부를 지킬 수 있는 불펜 덕이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