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신세대 주자 이천수(울산 현대)가 프로무대 첫 골을 기록하며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올시즌 고려대를 중퇴하고 울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10일에야 프로축구 2002 삼성 파브 K-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이천수는 비록 소속팀이 경기에 졌지만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각종 행사 참석과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지난 7일 원정경기로열린 부산 아이콘스와의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천수는 10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 후반 14분 이길용과 교체투입됐다. 울산의 김정남 감독조차 긴 합숙훈련과 월드컵대회 일정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제 컨디션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고 팬서비스 차원에서 후반에나 교체투입하려 했었다. 이천수는 지난 7일 부산경기에서 유니폼도 입지 않고 사복 차림으로 나와 경기도중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올랐고 10일 경기에서도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교체시기를 기다리는 돌출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일단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이천수의 눈빛은 달라졌다. 교체투입된지 채 10분도 되지 않은 후반 23분 이천수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김현석의 리턴패스를 받아 국가대표팀 수문장 이운재가 지키던 수원의 골문을 오른발로 흔들었다. 이어 후반 32분에는 자신의 주특기인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 2명을 제치고 문전을 헤집고 들어간 뒤 오른발 슛, 볼은 아슬아슬하게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갔지만탄탄하던 수원의 포백라인을 흔들기에는 충분했다. 이후에도 이천수는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울산의 반격을 이끌어 원정팀의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구단이 껄끄러워 할 수도 있는 이적 문제에 대해 "잉글랜드 사우샘프턴으로 가겠다"고 거침없이 말한 이천수가 국내 무대를 떠나기 전까지 국내팬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