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3.애리조나)이 '꿈의 무대'인 올스타전에 등판했지만 지난 해 월드시리즈 홈런 악몽에 버금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김병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제73회 미국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5-3으로 앞선 7회초 내셔널리그(NL) 올스타팀의 7번째 투수로 등판,⅓이닝 동안 3연속 안타로 3점(자책 2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는 부진을 보였다. 올스타 무대에 처음 선 김병현은 아메리칸리그 강타자들에게 허망하게 무너짐으로써 지난 해 올스타전에서 `철인'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헌납했던 박찬호(29.텍사스)에 이어 한국인투수 올스타전 징크스를 되풀이했다. 또 기대를 모았던 김병현과 일본인 특급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의 한.일 투타 대결과 지난 해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0회말 2사 후 통한의 끝내기 홈런을 안겼던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와의 설욕전도 성사되지 않았다. 커트 실링(애리조나)과 데릭 로우(보스턴)의 선발대결로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NL 올스타팀의 밥 브렌리(애리조나) 감독은 7회초 마이크 램린저가 1점을 내주며 5-3으로 쫓기자 2사 1루에서 김병현을 긴급 투입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브렌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토니 바티스타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내준 김병현은 미구엘 테하다에게 초구에 중전안타를 맞고 다시 2사 1, 2루에 몰렸다. 이어 김병현은 폴 코널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좌중간 깊숙이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줘 5-6 역전을 허용한 뒤 다음타자를 2루 땅볼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병현은 다행히 공수교대 후 AL팀 투수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를 두들겨 2점을 뽑은 팀 타선이 7-6으로 재역전시킨 덕에 패전의 멍에를 쓰진 않았고 8회초 AL팀이 1점을 보태 연장전으로 돌입한 경기는 11회 접전끝에 7-7 무승부로 끝났다. 버드 셀리그 커니셔너의 중재로 연장 11회에 마감한 이번 대회 무승부는 비 때문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지난 61년 대회 이후 31년만이다. 한편 아메리칸리그는 지난 해까지 5연승을 달렸지만 상대전적에서는 여전히 내셔널리그가 40승2무31패로 앞서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