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감동을 K리그로.' 프로축구 정규리그인 K리그가 오는 7일 개막,11월17일까지 4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에 돌입한다. 팀당 27경기씩 모두 1백35경기가 수요일과 주말에 열린다. 9월11일까지는 주중·주말 경기 모두 오후 7시에 열린다. 9월14일부터는 주말 경기가 오후 3시에 시작된다. 이번 K리그는 특히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태극전사 중 15명이 참가하는데다 각 팀들의 전력도 평준화돼 여느 때보다 불꽃 튀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월드컵 대표에 포함되지 않았던 스타급 선수들은 명예회복을 위해 개막일만 기다리고 있다. ◆어제의 동지가 이젠 적으로=홍명보(포항) 송종국(부산) 최진철(전북) 이운재(수원) 등 4강 신화의 주역들은 이제 소속팀 우승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맞선다. 아시아 국가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브론즈볼을 수상,생애 최고의 해를 맞은 홍명보는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각오다. 월드컵 기간 내내 라이벌 이운재에 밀려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김병지(포항)도 K리그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세리에A급 수비수라는 격찬을 받았던 최진철은 안양과의 개막전에 나서 '월드스타'로 거듭난 수비 실력을 홈 팬들 앞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으로 월드컵 전 경기를 뛴 송종국도 7일 홈 경기에 선발로 출장한다. 그러나 일부 선수는 한 달간의 격전에 따른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개막전부터 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초롱이' 이영표(안양)는 소진된 체력 회복을 위해 리그 중반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과 '배트맨' 김태영(이상 전남)도 부상으로 개막전에 뛰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지만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선다. ◆우리도 명예회복=부상과 불운 등으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과거의 스타들도 이번 K리그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고종수(수원) 이동국(포항) 김도훈(전북) 등이 바로 그들이다.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만을 밟으며 승승장구하던 '라이언 킹'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피를 말리는 경쟁 끝에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좌절을 맛봤다. 스트라이커로서 감각은 뛰어나지만 동작이 느리고 수비 가담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팽'당한 이동국은 마음고생이 컸지만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개막일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을 다친데다 히딩크 감독의 불신까지 겹쳐 일찌감치 2회 연속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던 고종수도 절치부심 중이다. 현재 몸 상태가 80% 정도로 정상은 아니지만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평가를 재확인하고 트레이드 마크인 예리한 프리킥도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거듭날 기회는 많이 주어졌지만 북중미 골드컵대회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등에서 히딩크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던 김도훈도 각오가 새롭긴 마찬가지다.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 중인 김도훈은 3억5천5백만원이라는 국내 최고 연봉에 걸맞게 거침 없는 골 사냥을 펼치겠다며 축구화 끈을 조이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