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주전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간간이 출장했던 프로야구 두산의 백업요원 강봉규(24)가 주전 뺨치는 맹타를 휘두르며 프로 데뷔 후 3년만에 생애 최고의 날을 보냈다. 두산의 영원한 라이벌 삼성과의 경기가 열린 4일 대구구장. 우익수 심재학의 왼쪽 손바닥 부상으로 출장 기회를 잡은 강봉규는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초 상대선발 패트릭으로부터 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큼직한투런홈런을 뽑아내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깨뜨렸다. 강봉규는 이어 2-0으로 앞선 6회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연타석 좌중간 3점홈런을 터뜨리며 혼자서 5타점을 올려 7-0 승리의 최대 공로자가 됐다. 지난 2000년 프로 입문 후 내내 `땜질인생'으로 살아온 조연의 설움을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맹활약이었다. 더욱이 강봉규는 우익수로 나선 수비에서도 홈런타자 이승엽의 타구를 2차례나 실수없이 잡아내는 등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김인식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고려대 재학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궜던 강봉규는 탄탄한 수비와 정확한 타격 실력을 인정받아 입단 초기 대형 외야수로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강봉규는 데뷔 첫해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버티는 외야의 벽을 뚫지 못하고 단 1경기에 대타로 출장했지만 헛방망이질만 하고 아예 2군에서 살아야 했다. 지난 해 대타와 대수비로 64경기에서 타율 0.236의 변변치 않은 성적을 냈던 강봉규는 올 시즌도 백업요원으로 활약하던 중 이날 경기에서 한번 잡은 선발 출장 기회를 잘 살려 자신의 주가를 높였다. 생애 최고의 날을 보낸 강봉규가 땜질인생에 종지부를 찍고 주전 굳히기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