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002한.일 월드컵대회에서 논란의 대상이 된 오심 문제와 관련해 골문 뒤에 심판을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를 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블라터 회장은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에 앞서 스위스국제방송과 한 단독 회견에서 심판위원회 뿐 아니라 FIFA 차원에서 심판의 실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해결책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언급했다. 블라터 회장은 심판의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골문 뒤에 심판을추가로 배치하거나 최소한 2년간 함께 호흡을 맞춘 주심과 선심만을 기용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있었던 오심 가운데 진정으로 잘못된 것은10%에 불과했지만 이 오심들은 일부 강팀들의 탈락을 초래했다고 지적함으로써 `고질적인' 말바꾸기를 답습했다. 블라터 회장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신문 회견에서 "이번 대회에서 잘못된 것이있다면 심판 판정"이라며 "특히 부심들의 오프사이드 판정은 `재앙' 수준"이라고 혹평했다가 사흘 뒤에는 이른바 공동주최국인 한국을 봐주려는 `FIFA 음모론'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블라터 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 전반에 관한 총평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역대 대회 중에서 가장 장엄한(spectacular) 월드컵이 아닌 것은 확실하지만가장 흥미있는(interesting) 대회였다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미묘한 평가를 내렸다. 한일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의미를 다분히 `폄하'하려는 뉘앙스가 담긴블라터 회장 발언의 이면에는 자신의 FIFA 회장 재선에 반기를 든 정몽준(鄭夢準)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에 대한 사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스위스 유력 일간지들은 블라터 회장이 스위스 출신이지만 FIFA 재정위기와 독선적 운영, 부패의혹 등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으며 블라터 회장의 재선에도 불구하고 FIFA의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스위스국제방송은 블라터 회장이 집행위원들에게 FIFA 개혁을 준비하는데 100일간의 여유를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전하면서 한일 월드컵 폐막과 동시에 블라터 회장이 FIFA의 신임을 회복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