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독일이 30일 오후 8시 요코하마국제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대망의 FIFA컵을 놓고 맞붙는다. 21세기 첫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할 이날 경기는 `삼바축구'의 화려한 개인기와 `전차군단'의 탄탄한 조직력이 월드컵 사상 처음 충돌한다는 점에서 예측불허의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일하게 월드컵에 개근한 브라질은 `3R'로 불리는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삼각편대를 앞세운 파상적인 공격축구로 통산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려 하고 있고 이에 맞서는 독일은 골키퍼 올리버 칸을 중심으로 한 수비 조직력과 단번에 득점으로 이어지는 속공 플레이를 통해 4번째 월드컵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이날 결승은 특히 8차례씩 우승컵을 나눠가진 남미와 유럽간 힘의 균형을 깨트리는 것은 물론이고 3파전으로 압축된 호나우두(6골)-히바우두-클로세(이상 5골)의 득점왕 레이스와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과 최고 골키퍼에게 주는 야신상 등 각종 개인상도 가려 별들의 자존심 대결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일단 객관적 전력 면에서는 브라질이 독일에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다. 브라질이 74년 서독월드컵 본선 2차리그에서 옛 동독을 1-0으로 꺾은 것을 빼면 이번이 두 팀간 첫 월드컵 본선무대 대결이지만, 친선경기 등 역대 A매치에서는 브라질이 90년대 이후 3승1무1패를 기록하며 통산 10승4무3패로 앞서있다. 브라질은 또 98년 독일 원정경기에서 2-1, 99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4-0으로 승리하는 등 최근 독일을 상대로 2연승을 기록중이다. 남미 지역예선에서 사상 첫 탈락 위기를 맞았던 브라질의 저력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지는 수비 조직력이 특유의 개인기와 맞물리면서 시너지효과를 낸 데 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때만 해도 11골을 넣고도 3골을 내줬으나 벨기에, 잉글랜드, 터키 순으로 맞붙은 결승토너먼트에서는 5득점에 1실점만 기록해 한결 달라진 공수짜임새를 과시했다. 대회 최다인 4어시스트를 기록한 플레이메이커 미하엘 발라크가 경고누적으로 빠져 공격에 누수가 생긴 독일은 8강 진출을 목표로 본선에 나섰다가 대진운 덕분에 결승에까지 올랐기에 `져도 아쉬울 게 없다'는 자세다. 내심 브라질전에서도 천운을 기대하는 독일의 유일한 카드는 압박이다. 득점포 미로슬라프 클로세가 5골에서 발이 묶여 있는 독일로서는 한국과의 4강전에서처럼 육박전을 방불케하는 거친 압박으로 3R의 공세를 허리에서 차단한 뒤 번개같은 속공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기습 외에 기대만 할 전술이 없다. 다만 수비만큼은 브라질에 비해 나은 게 위안거리. 골키퍼 칸은 조별리그 아일랜드전에서 내준 동점골이 유일한 실점일 정도로 신들린 선방이 압권이고, 수비형 미드필더 2명과 찰떡 궁합을 이루는 스리백도 '철조망'으로 불릴 만큼 뚫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결국 `창과 방패'의 대결로 요약되는 대망의 결승전은 득점왕을 노리는 호나우두의 발끝과 야신상 내정자 칸의 손끝에서 명암이 갈라질 공산이 큰 셈이다. ▲브라질 상승세 이어질까 역대 전적은 브라질이 10승4무3패로 압도적 우위. 양팀은 월드컵 72년 역사에서단 한번도 대결한 적이 없지만 63년 이후 2년에 한번 꼴로 A매치를 통해 전력을 견주어왔다. 브라질은 63년 5월 함부르크에서 가진 친선경기에서 2-1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98년과 99년 등 최근 2연승까지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독일은 68년 슈투트가르트 홈경기에서 2-1로 이긴 뒤 86년 프랑크푸르트에서 2-0으로 승리할 때까지 18년 간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가장 최근 독일의 승리는 93년 쾰른 홈경기(2-1). 양팀 경기는 대부분 한점 차로 승부가 났지만 81년과 99년에는 브라질이 4-1, 4-0의 대승을 거둬 기복도 있는 편이다. ▲호나우두의 황금발이냐 칸의 거미손이냐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은 호나우두와 발과 올리버 칸의 손이 좌우한다고 해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나우두는 6골로 이번 대회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최고의 스트라이커. 칸 역시 본선에서 단 1골만 내준 한일월드컵의 `수호신'이다. 브라질로서는 호나우두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와 예측 불허의 슈팅이 칸의 포위망을 뚫어야 이길 수 있고, 독일 또한 칸이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정확한 상황판단으로 호나우두를 막아야한다. 특히 호나우두는 팀의 통산 5번째 우승에다 득점왕과 최우수선수란 개인 타이틀까지 걸려있어 각오가 남다르다. ▲대타 대결이 변수 될까 무심코 당긴 방아쇠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듯이 예기치 못한 한방에 운명이 뒤바뀔 수 있다. 브라질과 독일은 서로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악한 사이. 브라질은 클로세의 머리에, 독일은 3R의 발끝에 온 신경이 곤두서있다. 결국 거포들이 강력한 압박에 발이 묶일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물꼬는 전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질 수 있다. 이에 브라질은 루이장, 독일은 옌스 예레미스란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 루이장은 호나우두의 공백을 메울 후반 `조커'로 순발력과 골결정력이 일품이고 예레미스는 미하엘 발라크를 대신할 `엔진'으로서 믿음직하다. 큰 무대라서 조연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예상 선발라인업 =독일(3-5-2)= =브라질(3-5-2)= ┏━━━━━━━━━━━━━━━━━━┳━━━━━━━━━━━━━━━━━┓ ┃ 지게 ┃ 카푸 ┃ ┃ ┃ ┃ ┃ 메첼더 ┃ 루시우 ┃ ┣━┓ 노이빌레┃히바우두 ┏━┫ ┃ ┃ 프링스 ┃ 클레베르손 ┃마┃ ┃ ┃ ┃ ┃르┃ ┃칸┃ 라멜로우 하만 ┃ 호나우디뉴 에드미우손┃쿠┃ ┃ ┃ ┃ ┃스┃ ┃ ┃ 예레미스 ┃ 질베르투 ┃ ┃ ┣━┛ 클로세 ┃호나우두 ┗━┫ ┃ 링케 ┃ 호케.J ┃ ┃ ┃ ┃ ┃ 슈나이더 ┃ 카를루스 ┃ ┗━━━━━━━━━━━━━━━━━━┻━━━━━━━━━━━━━━━━━┛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