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을 4강에 진출시킨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출전한 용병감독 가운데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고국을 떠나 외국팀 사령탑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감독은 모두 8명으로, 32개출전팀의 4분의 1이 자국 지도자 대신 외국인 감독의 역량을 등에 업고 본선 무대를밟은 셈이다. 네덜란드 출신 히딩크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반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단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을 4강까지 진출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포르투갈,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를 연파해 세계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8강전, 4강전 등 모두 6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1패2무(승부차기 공식기록은 무승부)의 성적으로 아시아팀 최초로 4강에 올랐다. 한국이 `아시아 돌풍'을 일으켰다면 다른 한 쪽에는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세네갈이 있다. 프랑스 출신 브뤼노 메추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처녀 출전한 세네갈을 8강까지올려 세계적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꺾으며 파란을 예고했고 비록준준결승에서 연장 끝에 터키에 아쉽게 져 아프리카팀 최초 4강 진출 기록 달성에는실패했지만 스피드와 정상급 수준의 기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축구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스웨덴 출신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뒤 저조한 성적을 탈피하지 못하던잉글랜드를 8강으로 이끌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이번 대회 출전한 감독 가운데 최고령인 세사레 말디니 감독은 파라과이를 16강에 올려놓았지만 독일과의 16강전에서 0-1로 아쉽게 져 8강짜기이끌지는 못했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이끌었던 필리프 트루시에 일본 대표팀 감독도 본선 첫 승, 16강 진출에 대한 일본 국민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지만 터키와의 16강전에서 다소 무기력한 플레이로 패하면서 쓸쓸하게 퇴장했다. 유고 출신의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중국을 사상 최초로 본선에 올려놓아 5회 연속 다른 팀을 맡아 본선에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했지만 5회 연속 16강 진출 기록을 세우기에는 중국의 전력이 너무 약했다.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3전 전패로 탈락했다. 또 에콰도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콜롬비아) 감독과카메룬 대표팀 빈프리트 셰퍼(독일) 감독 역시 팀을 16강에 올리는데 실패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