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요코하마는 브라질 땅' 오는 30일 2002한일월드컵 결승에서 독일과 맞붙는 브라질이 일본 관중의 함성을 등에 업고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노리게 됐다. 결승전 장소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이 온통 카나리아색 물결로 뒤덮일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 가뜩이나 힘겹게 정상 문턱을 밟은 독일로서는 사실상 원정경기를 갖는 셈이다. 26일 브라질이 4강에서 터키와 맞선 사이타마 경기장도 리우데자네이루의 말라카냥스타디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5만명의 일본 팬들이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스탠드에 노란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 브라질을 일방적으로 응원한 것. 삼바군단이 이역만리 일본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은 1세기가 넘은 양국 관계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양국은 19세기말 우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이후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형제국 이상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100여년 사이에 브라질로 이주해 살고 있는 일본인과 자손들이 1백만명을 넘고있으며, 현재 일본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브라질인도 불법체류자를 제외하고도 22만명이 넘는다. 일본내 브라질인은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인구수에서 3번째로 큰 이민사회를 형성하고 있으며, 대부분 블루칼라로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공장 등이 밀집된 군마(群馬)현 오이즈미(大泉)초(町)에는 전체인구의 11%가 브라질인이다. 양국은 축구교류에서도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 왔다. 현재 청소년대표팀의 절반 가까이가 브라질 유학파이고 제2의 나카타를 꿈꾸는 선수라면 브라질에 한번정도 유학하는 것이 통과 의례로 돼 있다. 또 94년 미국월드컵 지역예선 때 라모스를 비롯해 일본이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로페스가, 이번 대회에는 산토스가 브라질에서 귀화해 일장기를 달고 뛰었다. 특히 93년 출범한 J리그에 삼바축구를 접목시켜 일본축구의 부흥을 주도한 지코는 가시마 앤틀러스의 총감독 겸 기술고문으로서, 최근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라모스를 추천할 정도로 일본 축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응원할 것이라는 자원봉사자 세키노 히토시(22.대학생)씨는 "일본이 브라질을 성원하는 것은 역사적인 이유가 크지만 브라질은 분명 인기와실력 면에서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며 일본의 `삼바열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