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정상이 브라질과 독일로 압축되면서 주요 개인상과 단체상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개인상의 경우 유럽 강호들을 연파하며 세계를 경악시킨 한국 선수의 사상첫 수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우승컵의 향방 못지 않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드컵에서 수여되는 개인상으로는 골든슈(득점왕), 골든볼(최우수선수), 야신상(최우수 골키퍼) 등이 있고 단체상은 페어플레이상, 최고인기팀상 등이 있다. ▲골든슈 개인상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문이다. 결승전과 3.4위 결정전을 남겨둔 27일 현재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6골로 팀 동료인 히바우두와 미로슬라프 클로세(독일.이상 5골)를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1위와 공동 2위간 격차가 한골에 불과해 오는 30일 열릴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이 끝나봐야 황금 신발의 주인이 가려지겠지만 지난 26일 터키와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준 호나우두가 유리한 상태다. 호나우두는 결승전에서 골을 추가하면 78년 아르헨티나대회부터 계속된 득점왕 6골 징크스를 깨뜨리며 득점왕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히바우두와 클로세가 호나우두를 제치고 골든슈를 신을 수도 있고 3명이 공동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골든볼 세계적 스포츠용품업체인 아디다스의 후원으로 각국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82년 스페인대회부터 시행됐고 지난 대회까지 우승국에서 3번, 준우승과 3위팀에서 1번씩 나와 우승팀에서 배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브라질의 쌍두마차인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이 유력한 후보들이어서 골든볼 역시 골든슈와 마찬가지로 결승전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과 칸 못지 않은 선방을 펼친 이운재 역시 개최국 어드밴티지가 있어 수상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지난 90년 대회에서 3위에 그쳤던 개최국 이탈리아의 스칼라치가 골든볼 수상자로 뽑힌 전례가 있다. ▲야신상 지난 90년 타계한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구 소련)을 기리기 위해 94년 미국대회부터 신설됐다. 현재로서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단 한골만 내준 독일의 수문장 칸이 유력하지만 한국의 이운재(6경기, 3골 허용)도 희망이 있다. 경기당 실점률에서는 칸에게 뒤지지만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낸 세이브에서는 26개로 칸(20개)에 앞서 있어 내용면에서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정상의 골키퍼로 떠올랐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참신성에서 이미 세계적인 골키퍼로 명성이 자자한 칸 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또 터키와의 3.4위 결정전에서 선방하고 막강한 공격을 갖춘 브라질이 결승에서 칸의 골문을 공략한다면 수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페어플레이상 페어플레이를 강조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방침에 따라 90년 이탈리아대회때부터 만들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벨기에의 수상이 유력하다. FIFA가 지난 24일 발표한 16강 진출팀들의 페어플레이 평점에 따르면 벨기에는 경기당 평균 900점을 기록, 스웨덴(경기당 평균 899점)을 1점차로 제치고 선두에 올라있다. 하지만 벨기에와 스웨덴 두팀 모두 경기를 끝냈고 3∼5위에 올라있는 일본, 아일랜드, 멕시코도 16강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순위는 바뀌지 않게 된다. 한국도 후보에 올랐지만 최저 평점을 기록중이어서 수상 가능성이 희박하다. ▲최고 인기팀상 새천년 첫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제정됐고 이번 대회 공식 사이트인 피파월드컵닷컴(www.fifaworldcup.com)을 통한 팬들의 온라인 투표로 결정된다. 화려한 개인기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친 브라질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차군단'을 부활시킨 독일,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오른 한국과 터키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잉글랜드도 만만치 않은 후보다. 투표가 온라인상에서 실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의 네티즌을 보유한 한국이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