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월드컵 첫 4강 진출의 쾌거를 지속적인 '축구사랑'으로 이어가기 위해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울지역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해 서명운동에 나섰다. '붉은 악마'내 소모임 등 여러 축구 동호회들은 월드컵이 시작된 지난 8일 서울 명동 밀리오레 9층 축구카페에서 '서울지역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한 서포터즈 대표자 협의회(약칭 서서대협)'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창단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650여명으로 '레드 파워', '서울 유나이티드', '메트로스', '치우천왕', '리얼레드' 등 자발적인 축구 동호회들이 조직적으로 결합했다. '서서대협'은 일부 조직이 개별적으로 벌여오던 서울지역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서명운동을 확대, 월드컵 4강 진출을 계기로 대규모로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한국일(37)회장은 27일 "월드컵을 위해 2천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상암경기장을 월드컵이 끝난 뒤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서울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은 경기장은 서울시민들이 축구를 즐기는데 사용돼야 한다"고 시민축구단 추진 배경을 밝혔다. 황태수(31)부회장은 "전국민의 축구열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축구프로리그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결정적으로 서울 연고팀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내 프로야구의 성공에서 보듯 서울팀 창단은 지지부진한 국내 축구발전을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연고팀이 없는 서울의 수많은 축구 팬들은 안양이나 수원, 부천으로원정을 가야 했다. 내부적으로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8월초까지 '서울시민 주주연합'(가칭)이라는 법인까지 설립, 서울연고 축구팀 창단을 위한 조직적인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뛰어다니는 이들 앞에 놓인 어려움은 적지 않다. 아직까지 서울연고 축구팀을 후원할 기업이 나오지 않은데다 서울시측에서는 서울연고팀 창단 프리미엄으로 250억원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회원들 내부에서 서울시민 주주 프로축구팀을 추진하는 의견과 기업 후원팀 창단에 무게를 싣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어 이들 '노선 차이'를 극복해 힘을 합치는 것도 과제다. 황부회장은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3년안에 서울팀 창단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대표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이제 서울에서도마음껏 즐길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