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스페인을 이기고 준결승전에 진출하자스페인 언론이 제기한 음모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의 정치적 부패가 축구로까지 연결됐다고 한술 더 떴던 영국의 보수성향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한.독전 후 갑자기 한국팀을 옹호하는 논조로 돌아서 보는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이 신문은 26일 한.독전 결과를 전하면서 "한국이 예상을 뒤엎고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심판들에게 영향을 주려고 했다는 비난을 받았으나 그같은 주장은월드컵 대회의 역사를 전혀 모르는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해 종전의 논조를 완전히 뒤집었다. "월드컵 대회 주최국들은 전통적으로 단지 응원단의 압력 때문에 심판판정에서더 유리한 잇점을 누려왔다"고 이 신문은 말하고 "잉글랜드가 지난 66년 영국에서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누렸던 것은 행운의 여신으로부터의 윙크 이상이었지만 아무도 음모설을 제기하지 않았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독일 선수들의 태클이 주심에 의해 지적되지 않고 지나갔다며 한국팀에 불리했던 판정들을 소개했다. "한.독전에서 속임수가 있었다면 그것은 한국이 아니라 독일쪽에서 나온 것이라며 횔러 감독은 뉘빌레 선수가 페널티 지역에서 다이빙을 한 것도 흡족하지 않은 듯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이천수 선수를 태클한 발라크 선수를 칭찬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 "우르스 마이어 주심은 황선홍 선수를 거칠게 태클한 토마스 링케 선수, 이천수 선수를 태클한 토르스텐 프링스 선수 모두에게 휘슬을 불지 않았다"고 신문은말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링케 선수가 뒤에서 안정환 선수를 축구화 징으로 차기도 했다"며 "아마도 음모론을 제기한 사람들은 독일팀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같은 떠오르는 국가들에 대해 외국인혐오증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월드컵 대회가 오래된 국가들 뿐만 아니라 신예 국가들에게도 개방돼있음을간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