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독일이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붙는다. 그것도 최고정상을 가리는 결승전에서다. 브라질과 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강국. 브라질은 네차례,독일은 세차례 우승컵을 안았다. 또 똑같이 여섯번 결승에 올랐다. 월드컵 역사의 상당부분은 두 나라에 의해 쓰여온 셈이다. 그러나 브라질과 독일은 조별예선을 포함,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대결을 하지 않았다. 이번 결승전은 72년만의 결전이다. 남미와 유럽은 월드컵에서 각각 8번씩 우승을 나눠가졌다. 남미와 유럽을 대표하는 브라질과 독일의 경기는 두 국가뿐 아니라 대륙간 자존심까지 걸려있는 셈이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모든 월드컵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국가.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네차례(58,62,70,94년) 우승했으며,두차례(50,98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독일은 우승 3회(54,74,90년),준우승 3회(66,82,86년)를 기록했다. 결승전이 브라질과 독일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양 대륙의 축구팬들이 들끓고 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힘과 조직력을 앞세운 '킥 앤드 러시(kick and rush)'전략을 구사한다. 큰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힘과 체력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갖고 있다. 반면 브라질은 남미축구의 전형을 만들었다.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축구를 지향한다. 브라질은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디뉴 등 3각편대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자랑한다.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의 MVP인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는 최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테크니션으로 꼽힌다. 신예 호나우디뉴는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며 호나우두 히바우두와 함께 '3R의 삼각편대'를 구성한다. 프리킥의 달인 카를루스 역시 언제든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의 핵이다. 독일은 브라질에 비해 화려한 스타는 없지만 가공할만한 체력과 파워,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키플레이어인 발라크가 경고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 전력의 큰 손실로 지적된다. 유럽최고의 골키퍼인 올리버 칸이 브라질 3R의 공격을 막아내고,클로제를 중심으로 한 고공플레이가 위력을 발휘한다면 대어를 낚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72년만의 결전에서 누가 미소를 지을 지 주목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