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은 26일 한국 월드컵팀의 독일전 패배 소식을 사진을 곁들여 상세히 보도하면서 "한국 신화가 이제 끝났다"고 애석해 했다. 스포츠지(紙)인 `소비에트스키 스포르트'는 1면 전면에 결승골을 터트리고 환호하는 독일 미카엘 발라크 선수의 사진을 싣고 "발라크가 한국 개미들을 죽여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기대를 꺾었다"고 썼다. 신문은 또 `히딩크, 이제 금의환향할 수 있다'는 제목의 2면 기사에서 "한국팀을 부랑자에서 왕자로 변신시킨 히딩크는 이제 화려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면서 "히딩크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3-4위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밖에 3면에 `보디 페인팅'을 하고 응원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사진을 게재했으며, `발라크가 한국 신화를 끝냈다'는 제목의 4면 기사에서는 "한국팀 보다 경험 많은 독일팀이 새로운 센세이션을 잠재웠다"면서 "유감스럽지만 한국 기적은 끝났다"고 전했다. 역시 스포츠지인 `스포르트 엑스프레스'도 1면 절반에 독일팀의 결승골 장면을 싣고 `발라크는 한국 신화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제목을 달았다. 신문은 또 2면에 발라크가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는 사진을 게재하고 "발라크는 경고를 받은 뒤 4분 만에 골을 터트렸다"면서 "불행의 상징인 발라크의 배번 13번은 4분 동안만 나쁜 숫자였다"고 말했다. 신문은 "독일과 같은 팀과 경기할 때는 한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전에서 힘을 소진한 한국팀은 후반에 잠시 집중력을 잃었고, 바로 그 순간 골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전에 한국 올림픽팀 감독을 맡았던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은 신문 기고문에서 "어제 경기는 독일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했다"면서 "한국팀이 결승에 올랐어야 했다"고 한국팀 패배를 안타까워 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한국-독일전은 예상 외로 재미 없는 경기였다"면서 "독일이 너무 쉽게 결승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도 "독일팀은 풍부한 경험 덕분에 승리했다"면서 "그라나 한국팀이 마지막 휘슬이 울리는 순간 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역시 일간지인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례츠'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강팀들을 연파,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팀이 이번에는 졌다"면서 "발라크의 골로 한국 기적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짧게 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