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의 3,4위전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태극전사들이 독일과의 준결승전 패배를 딛고 29일밤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3,4위전 승리를 다짐했다. 한국대표팀은 그동안 잇따른 유럽강호들과의 대결로 체력이 바닥났지만 앞으로 경기까지 4일이나 남아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다. 한국팀은 26일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개별적으로 가족 등과 함께 휴식을 취했고 27일 오전 11시 숙소인 서울 라마다르네상스 호텔로 모인다. 이어 대구로 내려가서 회복훈련과 전술훈련을 마치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3,4위전 상대는 한국보다 하루 늦게 경기를 마쳐 휴식기간이 짧은데다 일본에서 대구로 이동해야 하는 등 체력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3위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종료와 동시에 한국대표팀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히딩크 감독은 계약 후 유럽에 복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그럴 경우 이번 경기는 한국대표팀 감독으로서 최후의 경기가 돼 어느 때보다 승리에 대한 욕망이 크다고 봐야 한다. 그는 특히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지난 1998년 프랑스대회 3,4위전에서 크로아티아에 패해 4위로 밀려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3,4위전 승리로 자신의 월드컵 최고성적을 바꾸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5일 독일과의 경기 후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며 "선수들의 체력이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독일전과 다른 양상의 플레이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황선홍과 홍명보도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황선홍은 25일 독일과의 4강전이 끝난 뒤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홍명보도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3위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제 세계적인 스타로 급부상한 선수들도 막판 계약 협상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히딩크의 수제자'로 통하는 안정환 박지성 이영표 송종국 김남일 등은 빅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줄 계획이다. 한번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 최태욱,최성용,윤정환,현영민,김병지,최은성 등도 기회만 주어지면 반드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