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축구 전문가들은 26일 한국이 4강전에서 독일에 0-1로 패한 것은 강행군으로 바닥난 체력 때문으로 분석하면서 불굴의 투혼을 앞세워 끝까지 추격전을 펼친 '히딩크호'의 정신력에 찬사를 보냈다. 전날 한-독전을 관전한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류씨는 스포츠호치에 실은 고정 칼럼에서 "피곤해서인지 한국의 공격이 기능을 하지 못한 반면, 독일은 단 한 번의 상대 실수를 속공으로 연결해 승부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무라카미씨는 그러나 "그 누구도 한국을 비난할 수 없다"면서 한국은 포르투갈을 꺾은 것을 기점으로 유럽콤플렉스에서 벗어난 뒤 몸에 밴 자신감으로 급격하게 수준을 향상시켰다고 격찬했다. 그는 또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에서는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의 활약을 통해 "대표나 개인이나 조금씩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의 중요한 계기를 통해 일거에 강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야자와 미셸 닛칸스포츠 해설위원은 "안정환과 설기현이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피로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져 미스가 있었다"며 한국의 패인을 누적된 피로와 선수 부상 탓으로 돌렸다. 미야자와씨는 한국이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준결승전에 딱맞은 선전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적극성과 끈기, 강인함은 일본이 보고 배워야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닛폰의 축구해설가 가네코 다쓰히토씨도 한국이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지닌 스페인을 상대로 120분간의 사투를 벌이느라 체력을 소진, 독일전에서는 잘해야15분밖에 뛸 수 없는 에너지만 남아있었다며 스페인전에서 입은 데미지가 컸음을 지적했다. 가네코씨는 그러나 한국의 4강진출은 자랑거리라면서 "한국이 투지를 발휘해 독일을 편안하게 결승에 진출시키지않은 점을 칭찬하고 싶다. 그들은 끝까지 용감했다.이 점을 세계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한국팀의 투혼에 찬사를 보냈다. 산케이스포츠 우에키 시게하루(전 야마카타 감독)씨도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선수교대를 통한 전술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면서 "한국이 패배의 아픔을 털고 3위를 곧 '사수'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이국수 해설위원(전 J리그 베르디 오사카 총감독)은 한국이 맨투맨 수비로 독일의 체력을 소모시켜 후반에 승부를 건다는 작전으로 나왔으나 그동안 수비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비중이 컸던 최진철이 부상으로 물러난 공백이 컸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